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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포커스 게재 일자 : 2013년 07월 19일(金)
암살부대에 보복살인까지… 경찰이 더 무서운 ‘브라질’
월드컵 앞두고… ‘범죄와의 전쟁’ 역풍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2014년 월드컵,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브라질 정부가 ‘범죄와의 전쟁’ 역풍에 시달리고 있다.

전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범죄를 뿌리 뽑는다는 이유로 경찰관들이 과잉대응하는가 하면, 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행위로 법의 심판대에 서는 경찰관들이 극소수에 불과한데다가, 재판을 받는다 하더라도 유죄 판결을 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불만이 치솟고 있다. 지난 6월 대규모 반정부시위에서 보듯, 지우마 호세프 정부는 사회 곳곳에 만연된 범죄를 일소하는 동시에 경찰비리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국민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경찰범죄 오명국가 =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은 전세계에서 경찰에 의한 살인사건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국가다. 지난해의 경우, 체포된 용의자 229명당 1명꼴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미국은 3만1575명당 1명(2011년 기준)꼴이다. 적법한 절차를 무시하고 용의자에게 무조건 총부터 쏘는 일이 다반사고, 심지어 총에 맞아 죽어가는 용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살해해버린 경우도 현지언론들에 의해 보도되고 있다.

최근에는 상파울루 경찰관 9명이 ‘보복살인’ 혐의로 체포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들은 라에르치오 그리마스란 인기 래퍼를 포함해 몇 명의 청년을 표적살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리마스가 경찰을 조롱하고 비난하는 노래들을 불렀던 것에 대한 보복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찰관들의 살해현장을 몰래 촬영해 방송사에 제보한 인물로 그리마스를 찍어 보복살인을 했다는 설을 제기하고 있다. 여론이 들끓자 상파울루 주정부는 사건발생 지역 관할경찰서의 전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총기조사를 단행, 이 중 일부 경찰관의 총이 그리마스의 시신에서 찾아낸 총알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경찰조직 내 ‘암살부대’ = 경찰조직과 긴밀하게 연결된 ‘그루포스 데 엑스테미니오’란, 일명 ‘암살부대’의 존재도 국민들을 경악시키고 있다. 이 조직에 대해서는 전·현직 경찰 및 헌병들로 이뤄진 조직이란 것 이외에는 정체가 거의 드러나 있지 않다. 다만 지난 2010년 이 조직에 소속된 현직경찰관이 용의자를 살해한 다음 목을 자른 사실이 드러나 18년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지난 13일 상파울루의 한 공연장에서 인기 펑크가수 MC 달레스테(본명 다니엘 페레그리네)가 관객 4000명 앞에서 노래를 부르던 중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도 ‘그루포스 데 엑스테미니오’ 조직원이 저질렀다는 설이 유력하다. 지난 3년간 공연 도중 피살된 뮤지션만 무려 7명이나 된다. 그리마스처럼 대부분 공권력에 비판적인 노래를 불렀다는 공통점이 있다.

◆ 솜방망이 대책에 분노하는 국민들 = 상파울루주지사는 최근 경찰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되자 강경파 경찰총장을 경질하는 한편 비리 경찰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약속했다. 페르난도 비에이라 신임 경찰총장은 현지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경찰관들의 권력남용을 결코 관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권고를 받아들여, 경찰관들이 사건 현장에서 총에 맞았거나 다친 용의자들을 병원으로 직접 이송하는 것을 금지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비리를 저지른 경찰관들이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브라질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다. 지난 2011년 3월 절도혐의로 체포된 용의자가 경찰서가 아니라 외딴 공동묘지로 끌려가 살해당했지만, 이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경찰관 2명은 지난 5월 재판에서 정당방위로 인정받아 무죄석방됐다. 마침 현장부근에 있었던 한 주민이 911로 전화를 걸어 상황을 중계방송하듯 신고했던 녹음 자료가 있었지만, 재판부는 공권력 집행과정에서 일어난 어쩔 수 없는 행위로 인정해 경찰관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브라질에서 경찰범죄가 빈발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범죄실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에는 전국적 범죄조직인 제1도시군사령부(PCC)가 경찰서, 관공서 등을 동시다발로 습격해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런 현실 때문에 경찰범죄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국민들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현지여론조사기관인 다타폴라 조사에 따르면, 상파울루 시민의 53%가 법집행과정에서 용의자를 살해한 경찰관에 대한 처벌에 반대의사를 나타냈다고 WSJ는 보도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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