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찌·도다리 쑥국·홍합초… 통영 맛의 근원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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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은 맛있다 / 강제윤 글·이상희 사진 / 생각을 담는 집

‘통영의 행정구역은 경상도지만 맛의 혈통은 경상도가 아니다.’

책은 경상도지만 경상도가 아닌 통영의 특별한 맛의 근원을 찾아 떠나는 오디세이다.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인 저자는 “최고의 풍경을 자랑하는 통영은 미항이고 예향인 동시에 맛의 고장”이라고 말한다. 멋은 맛에서 왔다. 저자는 통영이 나라 안에서 음식이 맛있기로 첫손 꼽히는 전주와 대등하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잠깐 여행을 가서 한번 훑어보고 쓴 여행기가 아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통영으로 주소지까지 옮겨 통영 주민이 됐다. 3년여 동안이나 통영에 장기 체류하며 자료조사와 취재를 하고 직접 통영 사람들 속에 섞여 살면서 몸으로 썼다.

통영의 장기체류자가 된 이유가 재미있다. “통영은 가만히 앉아서도 여행을 떠나게 하고 술을 마시지 않고도 취하게 만드는 곳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통영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알려진 충무김밥이나 꿀빵, 우짜 같은 것들은 실제로 통영의 대표 음식이 아니다. 누구보다 입맛 까다로운 저자는 통영 음식의 깊은 맛을 제대로 발견하고 안내한다.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은 해산물 다찌, 봄마다 그 향내에 사람을 취하게 하는 도다리쑥국, 통영 사람들이 정신줄을 놓는 바람둥이 물고기 볼락의 매력이 그것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마시멜로처럼 살살 녹는 연탄불 꼼장어구이, 술병도 고쳐주는 물메기국 등 통영의 대표 음식부터 통영 전통음식인 홍합초와 개조개 유곽, 해물잡채, 굴식혜, 볼락김치 등도 군침을 돌게 한다.

저자는 통영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놀라운 사실도 새롭게 발굴해내고 있다. ‘통영은 맛있다’에는 소설가 박경리가 50년 동안이나 고향 통영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숨겨진 이유, 지고지순한 정신적 사랑의 상징으로 알려진 청마 유치환에게 이영도 시인 외에 또 다른 여인 반희정이 있었다는 비화를 소개한다.

예진수 기자 jin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