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포토>순간속도 200㎞… 어린 새끼새 노리는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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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 속 새끼들이 이소할 때가 되면 새끼들 목소리가 커집니다. 어서 빨리 바깥세상으로 나가고 싶다고 어미에게 보채는 소리입니다. 그러나 목소리를 듣고 온 포식자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서 어미는 좌불안석입니다. 드디어 안전하다고 생각한 어미가 새끼들을 불러냅니다. 하지만 멀찌감치 지켜보는 포식자가 있습니다. 새매입니다.

순간속도 200㎞까지 고속으로 나는 새매는 목표물이 이동할 때 100m 밖에서도 출격하여 낚아챌 수 있습니다. 새끼 한 마리가 첫 번째로 둥지를 떠났습니다. 새매의 출격을 눈치챈 어미 새가 비명을 질렀고 새끼는 얼른 풀숲으로 몸을 숨겼습니다. 매가 풀숲을 뒤지는 동안 다른 녀석들은 어미를 따라 서둘러 숲으로 들어갔습니다. 누군가의 희생은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합니다. 숲은 이렇게 삶과 죽음이 교차하면서 무성한 여름을 보냅니다.

글·사진 = 도연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