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변론재개 신청… 재판향배 바뀔까

  • 문화일보
  • 입력 2013-08-0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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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돈 횡령 혐의로 오는 9일 2심 선고를 앞둔 최태원(53·구속) SK그룹 회장이 이르면 5일 재판부에 변론 재개 신청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핵심 증인인 김원홍(52) 전 SK해운 고문이 대만에서 검거된 데 따른 것으로, 김 전 고문은 빠르면 이번 주 내로 국내 송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론 재개 및 재판 전망= SK그룹 관계자는 이날 “사건의 주요 증인이 법정에 출석할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변론 재개가 불가피하다”며 “선고가 4일밖에 남지 않은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변론 재개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이 변론 재개 신청을 결정함에 따라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법원 관계자는 “변론 재개 신청이 들어오면 통상의 절차에 따라 필요성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도 최 회장 변호인 측의 변론 재개 신청에 대해 찬반 의사를 표시해야 하기 때문에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김 전 고문이 이미 증인으로 채택됐었고 재판장도 김 전 고문에 대한 심문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한 만큼 변론 재개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서울지역 법원에 근무하고 있는 한 부장판사는 “어떤 경우에도 재판은 가능한 한 사건의 실체를 모두 밝히고 난 뒤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명분하에서 법원과 검찰이 변론 재개를 반대할 이유가 많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전 고문 심문을 이유로 재판이 재개되면 다시 선고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9월 30일이 구속만료인 최 회장은 일단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김원홍 기획입국설’ 논란 가중될 듯= 김 전 고문은 현재 대만 이민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상태로 강제추방 형식으로 국내 송환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이민국은 우리나라 출입국관리소 역할을 하는 곳으로 별도의 재판 절차 없이 추방, 출국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검찰과 경찰 관계자들은 “협조가 잘 되면 2∼3일 내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무부 관계자는 “대만과는 국교가 단절된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 상황을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전 고문의 국내 송환과 관련, 법조계에서는 엇갈린 기획입국설이 나돌고 있다. 한편에서는 최 회장 측이 먼저 변론 재개 신청을 한 점을 들어 김 전 고문이 검거되는 과정에서 SK 측이 영향을 미쳤다는 ‘기획입국설’이 나오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검찰이 꾸준히 김 전 고문을 접촉해왔다는 점을 들어 검찰이 김 전 고문과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 사전형량조정제)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의 한 관계자는 “결국 SK의 각본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한 반면, SK는 “기획입국은 말도 안 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병채·이재동 기자

haasskim@munhwa.com
김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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