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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08월 06일(火)
‘위안부 그림책’ 제작기를 다큐영화로 찍은 까닭은 ?
권윤덕씨 日편집자와 공동작업… 우경화 日서 끝내 못펴낸 스토리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  다큐멘터리 ‘그리고 싶은 것’의 한 장면. ‘꽃할머니’ 국내 출간 후 이뤄진 그림책 증정식에서 권윤덕(두 번째 줄 오른쪽 두 번째) 씨와 심달연(첫 번째 줄 오른쪽 두 번째) 할머니가 활짝 웃고 있다. 시네마 달 제공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다룬 그림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과거사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 간 첨예한 시각차를 드러낸 성찰적 다큐멘터리 ‘그리고 싶은 것’(감독 권효)이 광복절인 15일 관객과 만난다. 이 작품은 ‘만희네 집’ ‘시리동동 거미동동’ 등으로 유명한 중견 그림책 작가 권윤덕 씨가 2010년 국내에서 출간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다룬 ‘꽃할머니’(사계절)의 제작·출간 과정을 담은 것이다.

영화의 출발은 2007년으로 올라간다. 한·중·일 그림책 작가 12명이 각자 평화 그림책을 만들어 3국에서 동시 출판하기로 한다. 이때 한국 측 대표로 참가한 권 씨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 심달연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를 그리기로 결심한다. 첫 난징(南京)회의 당시 도신샤(童心社) 편집장 등 일본 측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가 가장 감추고 싶어 하는 테마이기에 우려했지만 권 씨가 꼭 그려 줬으면 좋겠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권 씨는 1940년 13세 나이로 일본군에 끌려가 갖은 고난을 겪은 심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그림책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던 2009년, 꾸준히 다큐멘터리 작품을 발표해온 신예 권효 감독이 한·중·일 평화 그림책, 그중에서도 권 씨의 작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일 간 민감한 위안부 문제를 놓고 양 측 작가들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했던 그는 권 씨의 작업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다큐멘터리 ‘그리고 싶은 것’은 권 씨가 그림책을 제작해 가는 과정과 어떻게든 이를 일본에서도 출간하고픈 작가와 일본 편집자들의 고충 그리고 그림책의 모델이 된 심 할머니의 이야기가 교차돼 전개된다. 권 씨는 그동안 3729장의 연습 종이를 남겼고, 12권의 가제본을 만들었다. 심 할머니는 한국에서 책이 출간된 여섯 달 뒤인 2010년 12월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권 씨와 일본 측 편집자 간 최대 쟁점은 일본은 그림책을 한 할머니가 슬픔을 극복하고 살아가는 개인 이야기로 그려지길 바란 반면, 권 씨는 개인 이야기가 아닌 국가적 폭력으로 다루려 한 부분이다. 일본 사회에서 수용될 수준으로 만들어 책을 출간하려는 일본 측 편집자의 고충도 깊게 보여준다. 이들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사회가 급격히 우경화되고 있어 이 그림책이 우익에 빌미를 줘서는 안 된다”며 가능한 대응논리를 모두 준비해 출간하려 한다. 예를 들어 그림책에서 13세 소녀를 강제로 데려가는 사람이 군인이냐 민간인이냐를 두고 양 측은 줄다리기를 벌인다. 권 씨는 한국판에서는 군인으로 그렸지만 일본 편집자는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민간인으로 그려줄 것을 요구해 일본 출간본에는 제국주의 국민복을 입은 남자로 바꾸는 식으로 조정이 이뤄진다. 그림책을 들고 일본 초·중학교를 방문해 책을 읽어주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일본 어린이 청소년들은 “나와 같은 나이의 사람들을 억지로 데려간 것은 정말 심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게 나였다면 정말 최악이고,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고 말한다. 하지만 결국 이 책은 일본에서 출간되지 못해 여전히 미완으로 남게 됐다.

한편 이 영화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 배우 김여진은 그림책 구연을 담당했고,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는 영화음악을 맡았다. 또 펀딩 21에서 진행된 후원금 모금은 4일 475명이 참여해 2092만5000원을 모아, 개봉을 위한 목표 금액 2000만 원을 넘어섰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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