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 운동하자>시원한 강바람 맞으며… 걷고, 자전거 타고, 활도 쏘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6일 서울 성동구 사근동 살곶이체육공원 옆 중랑천변에서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성동구 관내 중랑천변과 청계천변에는 약 18㎞의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있다. 임정현 기자 theo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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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응봉둔치체육공원에 마련된 궁도장에서 중년의 회원들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지루하게 이어지던 긴 장마가 끝난 6일, 오전에 퍼붓던 소나기가 그치고 맑은 공기가 달콤하게 느껴지는 오후가 되자 서울 성동구 중랑천변에 마련된 여러 곳의 체육공원에 사람들이 나와 각자의 방식대로 운동을 시작했다.

축구장에서 공을 차는 부자(父子)와 인라인트랙에서 스케이팅을 하는 어린이, 농구장에서 땀을 흘리는 청소년 등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활력이 넘쳤다.

응봉동부터 마장동까지 이어지는 중랑천변과 청계천변에는 다양한 체육시설이 설치돼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걷다, 곳곳에 마련된 기구들을 이용해 근육운동을 할 수 있으며 축구, 농구, 테니스, 족구, 게이트볼 등 구기종목과 궁도, 인라인스케이팅 등도 즐길 수 있다.

살곶이체육공원(10만2769㎡)에는 축구장(2면)과 농구장(1면), 인라인트랙, 엑스게임장, 야외수영장 등이 있으며 응봉동광장(1290㎡)에는 14기의 야외운동기구가 설치돼 있다. 또 응봉둔치체육공원(3만4800㎡)에는 축구장(1면), 테니스장(3면), 농구장(2면), 게이트볼장(2면), 족구장(2면), 궁도장 등과 운동기구 6기가 조성돼 있다.

이 밖에 송정체육공원(2534㎡)에도 농구장(1면), 배드민턴장(2면), 인라인트랙(1면) 등이 설치돼 있고, 뚝섬유수지체육공원(1만7800㎡), 청계천마장체육공원(4544㎡), 사근체육공원(4935㎡) 등에도 다양한 체육시설과 운동기구가 갖춰져 있다.

특히 살곶이정 아래 응봉둔치체육공원에 조성된 궁도장은 성동구가 자랑하는 대표 공공체육시설이다. 이곳에서는 중·고생, 대학생 등 학생부터 80대의 어르신까지 80여 명의 회원들이 활을 당기며 심신을 수련하고 있다. 국궁은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몸을 단련할 수 있는 운동이다. 정(丁)자도 아니고 팔(八)자도 아닌 비정비팔(非丁非八)의 자세로 발을 벌리고, 활의 각도를 높여 145m 앞에 있는 사대를 향해 화살을 날리면 마음이 정갈하게 정리된다. 국궁은 또 상체의 근력 단련에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17년째 이곳에서 활을 쏘고 있는 구경석(57) 씨는 “골프마니아였다 친구의 권유로 활을 내게(국궁에서는 ‘활을 쏜다’는 표현 대신 ‘활을 멀리 보낸다’는 뜻으로 ‘낸다’는 표현을 쓴다) 됐는데 정신을 수양하며 전신운동 효과도 있는 국궁에 빠져 지금은 다른 운동을 하지 않고 활만 내고 있다”며 “비정비팔로 서서 항문에 힘을 주고 호흡을 들이마셔 배꼽 밑에 집중하면 온몸에 있는 모든 근육이 자극을 받는다”고 국궁의 장점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한 순(巡·5발)을 내면 몸에 땀이 배고, 9순을 내고 집에 가면 바로 뻗어 깊은 잠에 빠져들 정도로 운동효과가 있다”며 “국궁을 시작하기 전에는 소화기에 이상이 있고, 직장생활로 받은 스트레스에 시달렸는데 국궁을 한 후부터는 그런 증상이 말끔히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이곳 궁도장에서는 초등학생들을 위한 무료강습도 진행하고 있다. 회원들은 월 2만 원의 저렴한 회비를 내고 아무 때나 국궁을 즐길 수 있다.

중랑천변 보행로를 따라 걸어 올라가는 동안 수십 명의 구민들이 걷기와 달리기를 하고 있었으며 자전거를 탄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청계천변으로 접어들자 10여 마리의 오리와 거위가 길가에서 한가롭게 노닐고 있었고, 그 옆에 있는 사근체육공원에서는 20여 명의 구민들이 근력운동을 하고 있었다. 매일 이곳에서 1시간 30분 동안 운동을 한다는 한 50대 주부는 “운동을 하기 위해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며 “체육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걷기 좋은 코스가 형성돼 있어 정말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시간 정도 걸은 후 근력운동을 하고 나면 개운하다”고 전했다.

성동구에는 이 밖에도 성수동, 마장동, 금호동, 행당동 등에 수영을 비롯해 에어로빅, 배드민턴, 웨이트트레이닝 등을 할 수 있는 실내체육센터 5곳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구민이면 누구나 3만∼4만 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운동을 즐길 수 있다.

고재득 성동구청장은 “성동구는 구민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게 하기 위해 앞으로도 체육시설을 확충하는 데 노력할 계획”이라며 “또한 다양한 체육 프로그램을 통해 구민들의 운동참여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