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파업 연례행사 왜?

  • 문화일보
  • 입력 2013-08-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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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가 지난 13일 파업 찬반투표를 통과시킨 데 이어 16일 사측이 제안한 교섭 재개마저 거부함에 따라 임단협을 둘러싼 갈등이 또다시 파업 수순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지난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임단협과 관련해 22번째 파업(정치성 파업을 포함하면 23번째)으로 기록된다.

16일 재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연례행사화된 데에는 막강한 노조 권력을 차지하려는 각 계파들의 권력 다툼과 파업에 관대한 노동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에는 금속연대(금속노동자민주연대), 민투위(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민주현장(민주현장투쟁위원회) 등 강성파로 분류되는 3개 계파와 들불(제2민주노조운동), 현민노(현장에서민주노조를사수하는노동자회), 소통과연대 등 중도성향 3개 계파, 온건실리파로 구분되는 현장노동자 등 7개 주요 계파가 존재한다. 이들은 합종연횡을 통해 2년마다 노조위원장을 선출하고 있다. 문용문 현 노조 집행부도 강성파인 민주현장파와 금속연대파가 연합해 지난 2011년 출범했다.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연간 100억 원에 달하는 조합비를 운용하는 등 경제적 권한뿐 아니라 금속노조 등 상급단체 및 정치권에 대해서도 강력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각 계파들은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치열한 선명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임단협이 진통을 겪고 있는 것도 오는 9월 예정된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각 계파들이 선명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경쟁적으로 과도한 요구를 내놓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와 조합원 찬반투표 등 형식적 요건만 갖추면 파업에 들어갈 수 있는 데다 파업시 대체인력 투입을 금지하고 있는 노동법 등도 ‘파업 불감증’을 낳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행법은 10일간의 조정절차를 거치면 파업에 들어갈 수 있게 돼 있고, 쟁의행위(파업 등) 기간 동안 신규 채용이나 대체인력 투입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 등 대부분 국가에서는 대체인력 투입을 허용해 노조가 파업을 일상적인 투쟁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일반 조합원 사이에 ‘파업을 하면 임금 인상과 복지 혜택이 늘어난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는 것도 문제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이 15일 임직원 가정통신문을 통해 “근로자들도 파업하지 않으면 회사가 직원들에게 성과보상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호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병권 기자 yb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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