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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착한 경제, 이제는 사회적 기업이다 게재 일자 : 2013년 08월 19일(月)
협동조합 결성 유명브랜드와 맞대결… 커피 1500원·팥빙수 3800원 ‘경쟁력’
2부, 대기업·사회적기업 상생 현장 - <25> 카페오아시아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4층에 위치한 카페오아시아 포레카점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다문화 여성들이 포스코 직원들에게 커피와 빙수를 제공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munhwa.com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사는 장수정(23) 씨는 캄보디아 출신의 전형적인 결혼이주여성이다. 지난 2010년 8월 결혼소개업소의 주선으로 남편 유모(42) 씨를 만나 결혼하면서 한국에 왔다. 여느 다문화 여성들처럼 장 씨도 고향에 두고 온 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지난해 2월 처음으로 친정에 갔을 때 할머니와 어머니는 장 씨를 보면서 눈물만 하염없이 흘렸다.

장 씨는 최근 친정에 작은 금액이나마 동생들 학비를 보내고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서울 강남구청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남편의 벌이로는 살림이 빠듯했지만 지난 연말 장 씨가 취업에 성공하면서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장 씨가 일하는 곳은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4층에 위치한 카페오아시아 포레카점. 장 씨는 여기서 아르바이트가 아닌 정직원으로 일한다. 월급은 많지 않지만 4대 보험에 가입되고, 상여금과 퇴직금은 물론 식비도 나온다.

장 씨는 “여기서 일하기 전에는 아는 사람도 없고 한국말도 서툴러서 종일 집에서 남편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은 아는 사람도 꽤 생겼고 한국말을 쓸 기회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카페오아시아 포레카점에는 장 씨 외에도 두 명의 다문화 여성이 근무한다. 태국에서 온 남안티카(35) 씨와 캄보디아 출신의 반말리(27) 씨다. 남 씨에게는 네 살, 반 씨에게는 여섯 살짜리 아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자녀교육이 걱정거리다.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녀서 한국말을 배우는 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엄마와의 소통은 여전히 쉽지 않다.

남 씨는 “카페에서 일하면서 한국말이 늘어 아들과 더 많은 얘기를 하게 됐다”며 “남들처럼 아들에게 공부도 가르치고 좋은 학원에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카페오아시아에서 일하는 다문화 여성들의 하루 근무시간은 7시간. 아직도 한국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집안살림과 자녀교육까지 병행해야 하는 이들을 배려해 퇴근시간을 오후 4시로 정했다. 시간제 근무가 아니어서 근무시간이 적다고 월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카페오아시아가 다문화 여성들에게 일자리만 제공해 주는 것은 아니다. 가정생활은 물론 자녀문제도 꼼꼼하게 챙기며 조언과 도움을 아끼지 않는다. 가끔 가족들을 초청해 식사와 선물을 전달하는 일도 카페의 중요한 업무다.

백미현(41) 카페오아시아 매니저는 “대부분 결혼이주여성들은 남편의 나이가 많고 생활형편이 넉넉지 않다”며 “이들이 안정적으로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협조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문화 여성들에게 새로운 삶을 안겨 준 카페오아시아 포레카점은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포스코가 직원들의 휴식 공간을 카페오아시아에 무상으로 제공했다. 대신 카페오아시아는 다양한 메뉴와 저렴한 가격으로 보답한다. 커피 한 잔 가격이 1500원, 팥빙수는 3800원 수준이다. 지금은 포스코센터뿐만 아니라 포스코건설, 포스코ICT, 포스코P&S에도 카페오아시아가 입점해 있다.

카페오아시아는 지난 1월 15일 고용노동부로부터 정식 설립 인가를 받은 제1호 사회적협동조합이다. 떡찌니, 카페위더스, 카페우리, 카페마인, 카페미루, 통카페, 리브가&컴퍼니, 사랑과나눔, 금천커피로드 등 9개의 다문화 카페와 지원기관인 세스넷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지난 7개월 동안 조합원 카페는 13개, 매장은 16곳으로 늘었다. 현재 고용 인원 76명 가운데 취약계층이 67명이다. 결혼이주여성이 대부분이지만 장애인과 새터민, 성폭력피해여성도 포함돼 있다. 대부분 정상적인 취업시장에서 직업을 구하기 쉽지 않은 사람들이다.

다문화 카페들이 협동조합을 결성하게 된 이유는 생존 때문이다. 대부분 소규모로 운영되다 보니 개별 카페로서 유명 브랜드 카페와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카페오아시아라는 협동조합은 이들에게 강력한 무기가 됐다. 협동조합은 공동구매를 통해 원·부자재의 도입 단가를 낮추고, 서비스의 질도 높일 수 있었다. 특히 카페오아시아는 운영이 어려운 조합원 카페에는 전문가를 파견해 컨설팅도 제공한다.

여기에 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사회적 관심도 카페오아시아를 지켜주는 울타리가 됐다. 특히 포스코와의 상생모델이 성공을 거두면서 카페오아시아의 입점을 원하는 다른 기업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박영출 기자 ev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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