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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08월 23일(金)
삼성·월드컵·한류…‘亞 1등국가’ 묶어낼 ( )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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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 임마뉴엘 페스트라이쉬 지음 / 21세기 북스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겸 아시아 인스티튜트 소장인 이 파란눈의 학자는 이렇게 말한다. “세계인뿐 아니라 한국인도 한국의 현재 위상을 정확하게 모른다.” 그는 파악했지만 한국인이 제대로 모르는 한국인의 위상이란 ‘아시아의 1등 국가’ 그리고 ‘충분한 선진국’이다.

그는 “아시아에서 또 다른 1등 국가의 부상이라고 하면 흔히 중국을 떠올리지만 중국은 갈 길이 멀다. 또 다른 1등 국가는 한국”이라고 밝힌다. 경제, 기업, 민주화, 스포츠, 문화 등 여러 분야를 종합할 때 한국이 선진국의 일원임은 확실한데 정작 한국인은 이 같은 높은 평가에 익숙지 않다고 진단한다. 오히려 한국 지식인들은 “경제 발전을 멈추면 또다시 저개발 국가로 주저앉는다”고 우려하는 저개발 국가 정체성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국제사회 역시 한국에서 만든 대형 선박으로 수송된 한국산 자동차를 타고 한국산 휴대전화로 대화하고 한국산 컴퓨터로 일하면서도 정작 한국의 진가는 모른다고 분석했다. 물론 한 걸음 양보해 짧은 시간에 경제성장을 이뤘기에 한국의 위상을 실감할 수 없고, 한국의 ‘새우콤플렉스’도 이해할 만하다고 한다. 저자는 한국의 객관적 수준과 한국인과 세계인의 저평가 시선 간 불일치는 한국인을 묶어내고, 세계인이 한국인을 파악하는 매개가 되는 대표 개념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 월드컵, 한류가 있지만 이는 통합적 개념으로 묶이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져 결국 삼성 휴대전화를 쓰면서도 한국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나마 한동안 “최단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룬 기적의 국가”가 통용됐지만 이는 미래지향적 개념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역사 속으로 돌아가 전략적으로 한국을 대표하고 한국을 이루는 여러 요소를 묶어내는 개념을 만들라고 제안한다. 예를 들어 일본의 사무라이 같은 것이다. 정작 일본에서 사무라이 가문 출신은 그리 많지 않지만 일본이 이를 일본을 대표하는 개념으로 내걸면서 이제는 세계 어디나 사무라이 하면 일본을 떠올리는 식이다. 저자는 한국의 ‘선비정신’을 대표 개념으로 제안한다. 선비는 도도한 삶, 학문적 성취에 대한 결연한 의지, 사회적 책임, 자연에 대한 조화 등을 포괄하면서 전 세계, 특히 선진 엘리트층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저자는 홍익인간, 시골생활, 한국 음식 등을 어떻게 한국의 브랜드로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타당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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