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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08월 23일(金)
대자연의 신비 新산업이 되다
고래 지느러미 베낀 풍력터빈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새로운 황금시대 / 제이 하먼 지음,이영래 옮김 / 어크로스

대부분의 새들에게는 활주로가 필요하지 않다. 상업용 항공기나 군용기에 적용된다면 놀라운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사우샘프턴 대학 명예교수인 제프리 릴리는 생체모사 방음 비행분야의 전문가다. 나사(미항공우주국) 랭글리에서 일하는 그는 털이 북슬북슬한 올빼미 날개의 후면 가장자리가 소음 감소에 엄청난 효과를 낸다는 것을 확인했다. 독수리를 비롯한 많은 새들의 꽁지깃은 날개 끝의 소용돌이를 크게 감소시킨다. 항력과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

많은 상업용 항공기에 비슷한 접근법이 적용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은 꽁지깃 연구와 투자에 막대한 돈을 들였지만 연료절감으로 2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했다. 독일 훼스토는 컴퓨터가 내장된 인조 갈매기를 제작했다. 비틀기와 회전이 동시에 가능한 꼬임 구동장치가 결합된 이 인조 갈매기는 인공적인 것으로는 자연 비행에 가장 가깝게 접근한 것이다.

한 풍력터빈 회사의 터빈 날은 고래 지느러미의 신비를 응용했다기보다 베꼈다고 할 정도다. 고래가 지느러미를 이용해 헤엄치면서 급격히 방향을 바꾸는 것과 같이 터빈 날의 앞면에 돌기를 추가한 웨일 파워는 풍속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 신(新)골드러시는 과학기술계와 기업이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 생태모방 분야에 몰리는 현상을 뜻한다. 더 많은 화석 연료를 캐어 달려가기만 하면 되었던 산업혁명의 시대가 지고, 새로운 부를 만드는 생태모방 혁명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책에 나오는 다양한 생체모방 사례를 보면 과학기술은 인간이 자연을 모방한 데서 나온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저자는 생체모방 혁명에 몸을 던진 사람이다. 책은 자연이 가진 놀라운 기술과 오늘의 첨단 과학을 비즈니스와 결합시킨 새로운 패러다임을 다룬다.

“바다에서 눈을 돌려 집으로 향하려는 찰나, 나는 모래 위에 있는 부서진 소라껍데기를 발견했다. 조개껍데기를 만든 생물체는 가장 저항이 적고, 마모가 덜 되고, 힘이 덜 들고, 재료가 덜 필요하게끔 집으로 들어가는 길을 만든 것이다. 그 순간 나는 이것으로 생계를 유지할 방법을 깨달았다.”

저자는 소라껍데기처럼 자연에 흩어진 작은 것까지 예리한 시선으로 관찰한다. 그는 조개껍데기가 마이크로칩이 과열되는 것을 막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생체모방 기술을 이용해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하는 기업가이자 발명가다. 그는 1982년 에너지 연구 그룹 ERG를 설립해 30억 달러의 자산 가치를 지닌 오스트레일리아 최대의 기술 전문 회사로 성장시켰다. 그가 만든 혁신적인 자연 모방 디자인의 제품들은 냉장고, 터빈, 보트, 팬, 믹서 등 다양하다.

상어 피부의 돌기를 활용한 페인트는 미생물의 번식을 막아 이동 속도를 높여준다. 고래의 지느러미는 풍속 변화를 최소화해 돌풍에서도 전력 생산을 할 수 있게 풍력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뱀과 지렁이, 도마뱀의 생체는 윤활이 필요 없는 새로운 소재를 만들거나 특별한 질병을 위한 약물들의 개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살무사의 열기 감지 능력을 활용하면 전투기의 적외선 감지 기술의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물총새를 모방한 일본 신칸센의 사례처럼 새의 날개 연구는 항공과 운송 분야에 영원한 영감을 준다. 거미줄의 탄성과 연꽃의 방수 성질을 이용한 신소재와 생존력이 강한 바퀴벌레의 빠른 이동 원리 또한 연구되고 있다. 바퀴벌레는 핵 전쟁의 유일한 생존가가 될 것이다. 바퀴벌레는 어떻게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불결한 환경에서 사는 바퀴벌레는 많은 박테리아와 거의 지속적으로 접촉한다. 이 같은 환경을 감안하면 바퀴벌레가 미생물에 대응하도록 진화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노팀엄대 연구팀은 바퀴벌레의 두뇌조직이 인간세포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도 90% 이상의 항생제 내성 포도상구균과 대장균을 완전히 파괴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생체모방(Biomimicry)이란 ‘생명’을 뜻하는 그리스어 ‘Bios’와 ‘모방하다’는 의미의 ‘Mimesis’가 결합한 용어다. ‘생체모방’의 저자 재닌 베니어스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한마디로 자연의 탁월한 원리를 모방한 기술을 인간에게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인간은 오랜 시간 동안 자연의 기술을 이용해왔다. 스위스 발명가인 조르주 드 메스트랄이 알프스 등반 도중 달라붙은 도꼬마리에게서 착안한 벨크로는 가장 유명한 생체모방 사례다.

세계적으로 지속가능성을 위해 투자되는 돈은 2000억 달러를 웃돈다. 2010년 벤처캐피털의 클린테크 투자는 78억 달러, 바이오테크 분야의 투자는 54억 달러에 달했다. 책은 생체모방이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에 어떤 자극을 주고 있는지를 생생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생태모방이 어느 정도 빠른 시일 안에 인류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예진수 기자 jiny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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