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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08월 23일(金)
흔들리는 세계 경제… 돈 찍어내 해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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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이야기 / 송인창 외 지음 / 부키

화폐는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다. 다른 대부분의 발명품들처럼 화폐도 인간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졌고, 새로운 환경에 맞춰 진화해 왔다.

이 책은 2012년 파견근무 또는 유학 차 영국 런던에 머물렀던 기획재정부 공무원 일곱 명이 모여 화폐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연구한 결과물이다. 저자들은 화폐의 역사를 비롯, 지폐의 홀로서기, 금융의 명암, 중앙은행의 효시였던 영란은행(Bank of England), 기축 통화, 화폐이론의 선지자 애덤 스미스와 존 메이너드 케인스 등 모두 일곱 개의 키워드를 통해 화폐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에선 인류의 화폐가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해 현대 사회에까지 오게 됐는지, 화폐에 대한 인류의 애증과 윤리는 어떻게 전개됐는지, 화폐 제도에서 파생하는 권력관계와 이를 둘러싼 다툼의 역사는 어떠했는지를 다루고 있다. 아울러 오늘날 화폐 제도를 관장하는 중앙은행의 표준을 제시한 영란은행은 어떠한 길을 걸어왔는지, 애덤 스미스와 케인스 같은 선지자들의 화폐에 대한 식견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저자들은 ‘화폐의 본질은 신뢰와 절제’라고 강조한다. 곡물 등 생필품에서 예금 계좌의 숫자에 이르기까지 화폐의 모습은 다양하게 변화해 왔지만 기본적으로 화폐가 화폐로 기능하게 만드는 것은 사람들의 신뢰와 절제였다는 것이다. 인류가 발명한 것은 화폐의 주조 기술도 아니고, 화폐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도도 아니다. 화폐라는 이름으로 사회구성원들의 신뢰를 묶어내는 기술이야말로 인류가 진정으로 발명한 것이다.

따라서 저자들은 미래가 불안한 사회, 즉 생산적인 투자를 하기엔 희망이 보이지 않는 사회에선 화폐가 건전하게 운용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또 금융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양적 완화 정책은 불가피하지만 화폐 남발을 지속해서 위기를 벗어나려는 시도는 더 큰 불행을 불러온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일본의 저성장 구조나 남부 유럽의 재정 적자 등 경기 침체의 원인은 경제 구조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를 일시적인 돈 찍어내기 정책으로 벗어나려는 것은 눈을 가리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는 화폐의 역할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일각에선 국제 통화제도와 관련된 논의를 통화 전쟁, 환율 전쟁 등으로 부르며 화폐에서 답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환율은 경제 현상의 결과이지 문제의 본질이 아니며, 환율 조정으로 근원적인 경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나아가 화폐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는 교훈을 바탕으로 화폐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별하고, 그 바탕 위에서 정책 담당자들과 경제학자들이 머리를 맞대 보다 나은 화폐 정책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린다.

김영번 기자 zero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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