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3마리를 151마리로… 생태하천·무농약 농지에 2015년 5월부터 단계방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충북 청원군의 한국교원대 캠퍼스내 ‘황새생태연구원’에서 인공사육 중인 황새들. 황새생태연구원 제공

우리나라에서 종적을 감춘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텃새가 국내의 한 대학 연구소 주도 아래 활발히 복원되고 있다.

황새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이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한 조류로 전세계에 2500여만 마리만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1960년대 초 산업화 이전까지 농촌에서 황새 텃새를 흔히 볼 수 있었으나 농약 과다 사용에 따른 먹잇감 감소의 영향으로 줄어들기 시작, 1971년 이후에는 철새가 아닌 텃새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시룡(61) 한국교원대 생물교육과 교수는 1996년 충북 청원군 강내면 다락리에 위치한 교원대 캠퍼스 안에 ‘황새생태연구원(구 황새복원연구소)’을 설립, 러시아와 독일에서 도입한 황새 3마리를 가지고 본격적인 황새 텃새 복원사업에 나섰다. 이후 황새를 외국에서 추가 도입한데 이어 자체 번식과 인공사육 기술로 텃새 수를 어미 129마리, 새끼 22마리 등 모두 151마리로 늘리는 데 성공해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원은 지난해 충남 예산군과 ‘황새 야생 복귀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으며 예산군은 이 협약에 따라 190억 원을 들여 예산군 광시면 대리 일원 13만6958㎡에 사육장과 연구시설 등을, 인근 150㏊에 먹잇감이 풍부한 생태하천 및 무농약 경작 논을 각각 조성하기로 했다. 지역주민도 황새생태농업연합회를 만들어 친환경농법을 권장하는 등 황새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고 있다. 연구원은 오는 2014년 3월쯤 30쌍 60마리를 이곳으로 옮겨 주변 환경에 적응시킨 뒤 2015년 5월부터 단계적으로 방사할 예정이다.

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박 교수는 “국내 유일 황새연구원인 황새생태연구원의 황새 생태 이해와 안목, 증식, 야생 적응, 방사 능력 등 복원기술은 세계 유수 조류 연구원에 뒤지지 않는다”며 “10년 안에 황새 텃새 수를 100마리까지 늘리고 중장기적으로 국내에 황새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북한 황해남도 연백평야를 중심으로 복원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청원 = 고광일 기자 ki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