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노조 ‘낮은 생산성’ 외면 파업만…

  • 문화일보
  • 입력 2013-08-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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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자동차업체 간 경쟁이 가열되면서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 노사가 노동유연성 제고를 통해 생산성과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노조는 고임금 구조에 걸맞지 않은 낮은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동유연성 강화 요구는 철저하게 외면하면서 파업 강도를 높이고 있어 현대차 노조만 거꾸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가장 극적인 변화를 한 노조는 미국의 전미자동차노조(UAW)다. UAW는 GM, 크라이슬러 등 미국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위기에서 벗어나 체질개선에 나서자, 2011년 단체협약을 통해 기득권을 줄줄이 내려놓았다.

UAW는 실직 노동자에 대한 과도한 지원으로 비판을 받았던 잡뱅크제를 폐지하고, 근무 형태도 주야 2교대에서 3교대로 전환했다. 또 고임금 노동자에 대한 명예퇴직 실시, 성과급 중심의 임금체계 확대, 기존 근로자와 신규 노동자의 임금 체계를 분리하는 이중임금제 도입 등에 합의했다.

프랑스 르노자동차 노조도 2012년 협약에서 ▲자연 감원을 통한 인력 감축안 ▲2013년 임금동결 및 향후 임금인상 억제 ▲비용 감축 등을 골자로 한 회사의 구조조정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르노차는 2016년까지 프랑스 내에서 총 18만 대를 추가 생산해 근로자의 일자리를 지켜주기로 했다.

유럽 각국 정부도 노동유연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스페인은 근로자 해고 비용 축소와 계약직 및 파견직 채용 요건을 완화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며, 포르투갈은 정리해고 절차를 단순화하는 내용의 노동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특히 그리스는 노조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근로자가 투표를 통해 파업을 결정하도록 했으며, 경영진에게는 파업에 맞서 공장을 폐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등 노조의 파업권을 제한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전자산업팀장은 “금융위기 이후 자동차 생산국 중 노동유연성이 문제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종석(경영학) 홍익대 교수는 “근로자 전환배치를 거부하고, 신차투입 및 생산모델 변경에 이어 해외공장 신설까지 심의를 요구하는 현대차 노조의 노동경직성은 현대차를 공멸의 길로 이끌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20일 노조 파업 이후 1만5625대(3203억 원 상당)의 생산차질이 발생했으며 상반기 주말특근 미실시에 따른 피해액까지 합칠 경우 생산차질액은 역대 최대인 2조 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유병권·강승현 기자 yb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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