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칼바람’… 3개월새 630명 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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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침체와 미국 양적완화 축소 방침에 따른 채권 금리 상승으로 증권사들이 적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인력과 지점을 줄이는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인원이 630명 줄어들었고, 지점도 131개나 감소했다. 반면 자산운용사와 선물회사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26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62곳의 올 1분기(4∼6월) 당기순이익은 1192억 원으로 전분기(4461억 원)보다 73.3% 감소했고, 전년 동기(2040억 원)보다 41.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중 33.9%인 21곳이 적자를 냈는데, 국내사는 13곳, 외국사가 8곳이었다.

전체 증권사 순익이 많이 줄어든 것은 채권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으로 채권 관련 이익이 지난해 4분기 1조6483억 원에서 올해 1분기 3345억 원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주식과 관련해서도 전체적으로 5326억 원 손실이 나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판매관리비는 인원 감축과 지점 통폐합 등으로 1조8668억 원에 그쳐 전분기보다 1116억 원 줄었다.

이는 증권사들이 거래 침체에 따른 수익 감소를 구조조정을 통해 메우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실제로 증권사 인원은 지난 3월 말 4만2317명에서 6월 말 4만1687명으로 줄었고, 국내지점은 같은 기간 1590개에서 1459개로 감소했다. 지난해 3월 말에 대비하면 1년 3개월 만에 인원은 2133명 줄었고 지점은 297개 감소했다.

임원 감축과 임금 삭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우리투자증권이 임원 20%를 줄였고, 대우증권은 임원 일괄사표 뒤 모두 유임시킨 바 있다. NH농협증권은 부서장급 이상 임원 임금을 10% 삭감했고, 현대증권은 오는 9월 말까지 중복되는 지점 10개를 통폐합할 계획이다.

반면 자산운용사는 채권형 펀드 및 기관투자자의 투자 일임 증가 등으로 올 1분기 영업 규모가 전분기 대비 7조 원 증가한 629조 원(펀드 340조 원, 일임 289조 원)을 기록했다. 자산운용사 영업이익은 1293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35.4%(338억 원) 증가했다. 7개 선물회사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61억 원으로 국채선물 증가 등에 따라 전분기(34억 원) 대비 80.1%(27억 원) 늘었다. 6개사가 흑자를 시현한 반면 1개사는 손실을 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