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개 대기업 오너들 자산승계 평균 30%

국내 주요 대기업 오너들의 자산승계율이 평균 30%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그룹들을 중심으로 자녀들로의 지분이전이 가속화 되면서 롯데그룹과 두산그룹의 경우 2세로의 자산승계가 완성단계에 도달했고 LS와 태영, 웅진그룹의 자산승계율도 9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기업경영 평가기관인 CEO스코어가 국내 62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43개 그룹 오너들의 자녀에 대한 주식자산 승계율을 조사한 결과 평균 30%인 것으로 집계됐다. 자산승계율은 26일 유가증권 시장의 종가를 기준으로 경영권을 가진 총수와 부인, 직계 자녀가 보유한 가족 전체 자산 대비 자녀 소유의 자산비율을 뜻한다. 비상장사의 경우 지난해 말 재무제표상 순자산가치에 개인별 보유 지분율을 곱해 산출됐다.

조사 결과 태영그룹의 자산승계율이 99.3%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웅진그룹(96.7%)과 LS그룹(94.5%)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롯데그룹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자산승계율 93.9%로 90%대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총 주식자산이 2722억 원인 반면 차남인 신동빈 회장은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 거의 전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하며 자산이 2조235억 원에 달했고, 장남인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자산은 1조8565억 원이었다.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2971억 원), 차녀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164억 원) 등 2세들이 보유한 자산을 모두 합하면 총 4조1935억 원에 달했다.

5위는 90.8%를 기록한 두산그룹이었다. 박용곤 명예회장의 자산이 420억 원인데 반해 장남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 부부(2095억 원), 차남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 부부(1395억 원), 장녀 박혜원 두산매거진 전무(702억 원) 등 자녀의 자산이 박 명예회장보다 10배 많았다. 반면 재계 1, 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산승계율은 각각 22.8%와 34.1%에 그쳤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