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20.5.27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사회일반
[사회] 착한 경제, 이제는 사회적 기업이다 게재 일자 : 2013년 09월 02일(月)
국내 첫 사회적기업… 年매출 5억 ‘껑충’
2부, 대기업·사회적기업 상생 현장 (27)코이노니아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지난 8월 27일 서울 강북구 번동 번동코이노니아 봉제작업장에서 직원들이 미용장갑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김연수 선임기자 nyskim@munhwa.com
▲  코이노니아 예손 작업장에서 지적장애인들이 물감으로 예술적 감수성을 뽐내고 있다. 김연수 선임기자
지난 8월 27일 서울 강북구 번동 주공아파트 상가 2층 번동코이노니아 봉제 작업장에서 공업용 재봉틀을 돌리는 이상일(42) 씨의 손놀림은 재봉틀 바늘만큼 빨랐다. 분홍색 미용장갑의 손목 부분을 박음질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3초. 재봉틀 한쪽에 완성된 미용장갑이 차곡차곡 쌓였다.

“재봉이라면 자신 있어요.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어요.”

그의 말에는 자신감이 넘쳤지만 발음은 어딘지 모르게 어눌했다. 이 씨는 중증 지적장애인이다. 언젠지 기억할 수도 없는 어린 나이에 어머니와 헤어져 숙모 밑에서 자란 그는 초등학교를 마지치 못했다. 하지만 15년 전 장애인보호작업시설인 코이노니아에 오면서 이 씨의 인생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재봉을 배워 돈을 벌기 시작했고, 초·중학교 과정 검정고시를 거쳐 야간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2002년 장애인기능대회 봉제 부문에서 1등을 했던 일은 아직도 그의 자랑이다.

코이노니아에는 이 씨와 같은 지적장애인 30명이 일한다. 코이노니아는 나눔·친교·교제를 뜻하는 헬라어다. 장애인들이 모여 자립과 자활을 목표로 서로를 도우면서 일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실제 여기서 일하는 상당수 장애인이 독립생활이 가능한 상태다.

코이노니아는 1991년 9월 무화과장애인보호작업장으로 문을 열어 1993년 5월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업력이 20년이 넘을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2007년 10월에는 노동부로부터 국내 최초의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고, 2011년 10월에는 서울시가 선정한 ‘더 착한 사회적기업’에 포함되기도 했다. 지금은 경쟁입찰 참가 자격을 갖춘 지정생산시설로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까지 보유하고 있다.

코이노니아는 각종 의류를 제조하는 봉제 작업장 외에 장애인들의 예술적 감수성으로 작품을 만드는 ‘예손’ 작업장도 운영하고 있다. 예손은 ‘예술가의 손길’과 ‘예수님의 손길’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다. 예술가 못지않은 감수성을 가진 지적장애인들의 숨은 능력을 제품으로 만들어 내는 곳이다.

예손에서 2년째 일하는 최선영(여·25) 씨는 주로 꽃과 사람을 그린다. 능숙한 그의 손놀림이 긴머리 여성의 얼굴을 거침없이 그려나간다. 밑그림에 형형색색의 색깔이 입혀지자, 그의 그림에선 예술의 향기마저 풍긴다. 실제로 그는 9월 중순쯤 전시회도 계획하고 있다.

최 씨는 알아듣기 쉽지 않은 말투로 “어릴 때부터 그림과 낙서를 좋아했다”며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하루 종일 그릴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이나 책 표지에 들어가는 그림을 그리는 전문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코이노니아는 그림을 활용해 명함, 사보표지, 책 삽화, 티셔츠 등을 만들어 판매한다. 이들이 그린 그림은 월간 ‘샘터’ 표지에 여러 번 들어갔고, 유한양행과 세브란스병원 등의 사보 표지로도 활용됐다. 방송작가 방귀희 씨가 2011년 출간한 에세이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의 표지도 이들의 작품이다.

지적장애인 고유의 순수함이 표현된 예손의 명함도 인기 상품이다. 서울시청은 물론 한국장학재단, 남부수도사업소, 문화체육관광부와 같은 관공서·공기업에서 이들 명함을 사용했다. 또 카드나 청첩장, 초대장, 연하장에도 예손의 작품들이 들어간다.

작품 중에는 전문가들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은 미술대전 입상작도 적지 않다. 지난 8월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서울시립 경희궁미술관에서 열린 ‘네버엔딩 스토리: 우리들의 무한 상상 이야기’ 전시회에도 예손 장애인들이 시민미술아카데미 미술교실에서 그린 그림들이 전시됐다.

코이노니아 작업장은 오전 9시에 일을 시작해 예손은 4시 30분, 봉제는 오후 5시 30분에 일을 마친다. 장시간 집중이 어려운 장애인들의 현실을 감안해 일감이 몰려도 야근이나 잔업은 없다. 이는 마감을 맞춰야 하는 대규모 주문을 받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여건에서도 코이노니아는 지난해 5억1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봉제 부문이 4억3000만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예손 부문은 7000만 원에 불과했다. 본래 작업장을 만들 때 돈벌이가 목적이 아니었으므로 상관은 없다. 예손의 장애인들은 아무런 스트레스 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는 일이 더 중요한 까닭이다.

박영출 기자 even@munhwa.com
[ 많이 본 기사 ]
▶ 한상진 “진보세력 기득권화 심화… 더이상 시민사회 대변..
▶ 자동차 앞유리로 날아와 박힌 거북이…운전자 “경악”
▶ S.E.S 슈, 3억4천만원대 ‘도박 빚’ 민사소송도 패소
▶ 한명숙 ‘1억 수표’ 유죄 증거에도… 법무부 “진상조사案 조..
▶ 민주당 “상임위원장 18석 모두 갖겠다”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손석희 공갈미수 혐의’ 김웅 징역 ..
버스 안에서 공포에 질린 미성년자 1..
제주 20대 여성 시신 미라 상태로 발..
하재주 “脫원전은 대통령의 뜻… 거역..
Q. 30대 중반 전문직 여성인데 연봉 ..
topnew_title
topnews_photo 수억 원대 원정도박을 했다가 지난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그룹 S.E.S 출신 슈(본명 유수영·39)가 관련 민사소송에서도 패소했다. 서울..
mark민주당 “상임위원장 18석 모두 갖겠다”
mark화성 폐가서 19세 여성 등 남녀 4명 숨진 채 발견
우상호 “할머니, 윤미향이 정치 못하게 해 분노한 ..
한상진 “진보세력 기득권화 심화… 더이상 시민사..
윤미향 남편 운영 신문사 ‘유령기자·허위모금’ 의혹..
line
special news 봉준호·송강호, 세계 온라인 영화축제 ‘위아원’에..
29일부터 열흘간 유튜브 상영… 작품·참가자 확정칸국제영화제 사실상 무산 속 영화제 21곳서 작품100편..

line
한명숙 ‘1억 수표’ 유죄 증거에도… 법무부 “진상조..
자동차 앞유리로 날아와 박힌 거북이…운전자 “경..
‘부따’ 강훈 “협박당해 가담…조주빈 단독 범행이었..
photo_news
‘투명보호복 속 비키니’ 간호사 응원 인증샷 줄..
photo_news
류현진 연봉 247억원, 4분의 1로 삭감될 판
line
[Consumer]
illust
환급 거부·연락두절까지… ‘꽝, 꽝’ 로또 예측 서비스
[지식카페]
illust
양심에 찔리면 ‘부끄럽고’… 체면이 깎이면 ‘창피하다’
topnew_title
number ‘손석희 공갈미수 혐의’ 김웅 징역 1년6개월..
버스 안에서 공포에 질린 미성년자 15분간 ..
제주 20대 여성 시신 미라 상태로 발견…경..
하재주 “脫원전은 대통령의 뜻… 거역할 수..
hot_photo
탁현민, 靑 사표 후 승진 발탁 이..
hot_photo
트로트 신동 정동원 고향 하동에..
hot_photo
악플 시달린 20대 여자 프로레슬..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