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6.18 화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피니언
[오피니언] 시론-김회평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13년 09월 04일(水)
‘통상임금’의 출구전략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김회평/논설위원

대구 시외버스 회사 금아리무진과 자동차 부품업체 갑을오토텍은 하루아침에 ‘반짝 스타’가 됐다. 산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통상임금 문제의 최전방에 내몰린 탓이다. 앞 회사는 지난해 3월 대법원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첫 판례의 당사자이고, 뒤 업체는 5일 열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의 주인공이다. 금아리무진 판례 이후 급물살을 탄 통상임금 소송이 100건을 훌쩍 넘어섰고, 하급심 판결은 들쑥날쑥했다. ‘원님 재판’이란 소리까지 들은 사법부는 모범답안용으로 공통 쟁점이 많은 갑을오토텍 케이스를 고른 것이다.

통상임금은 연장·야간·휴일근무 수당을 산정하는 기준이다. 퇴직금 액수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중요하지만 근로기준법 시행령은 ‘정기적·일률적으로 근로에 대해 지급하는 금액’ 정도로 모호하게 정의하고 있다. 법원은 이 기준을 들어 통상임금 범위를 넓혀오다 급기야 상여금까지 거론하면서 판을 키운 것이다. 갑을오토텍 케이스는 정기상여금 외에도 여름휴가비·김장보너스 등까지 통상임금 여부를 다투고 있어 결과에 기업·노동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상여금을 포함시키는 것만으로도 기업이 토해내야 할 돈이 경총은 38조 원, 노동연구원은 21조 원 이상으로 본다. 재계가 “통상임금은 공멸의 문제”라고까지 표현하는 이유다.

뜨거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통상임금 이슈는 대략 4트랙으로 진행중이다. 첫째, 사법부의 판결이다. 결과는 연말은 돼야 나온다. 둘째, 전문가들이 참여한 고용노동부의 임금제도개선위원회다. 사법부가 ‘과거의 일’을 다룬다면, 개선위는 미래의 해법을 모색한다. 이달 중순쯤 결론을 낼 예정이다. 셋째, 국회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서둘러 노동계 입장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어차피 입법 작업은 사법부 판단, 정부 의견 등이 함께 고려돼야 하는 만큼 당장 큰 의미는 없다. 마지막으로 노사정위원회다. 이 문제를 총괄적으로 다루기엔 적격이다.

어떤 차원의 논의가 진행되든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통상임금의 현실적 맥락이다. 현재 근로자가 받는 임금은 노사가 연간 기준으로 ‘줄 만한 총액’과 ‘받아야 할 총액’을 상정해 해마다 조정해온 결과다. 다양한 명칭의 수당과 상여금은 노조가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는 것을 암묵적으로 동의해 수용한 것이다. 이런 노사 합의, 혹은 관행이 깨지면 오래 지탱해온 최적의 균형도 무너진다. 비용 증가는 고용을 줄인다.

약자 논리로 접근하는 것도 재고해야 한다. 현재 진행중인 소송의 주류는 대기업 노조들이다. 임금 총액 중 정기상여금 비중은 정규직이 13.6%, 임시·일용직은 2.7%로 차이가 크다. 통상임금의 범위가 확대된다면 그 과실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원들에게 돌아간다는 얘기다. 통상임금 문제로 받을 타격은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으로 갈수록 크다. 중소기업의 절반은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하고, 폐업을 공공연히 거론하기도 한다. 영세기업, 비정규직, 구직자 기회는 줄어들면서 양극화는 더 심화될 것이다.

대법원이 기업 일선의 혼란을 정리할 ‘솔로몬의 판결’을 내놓으면 좋겠지만, 설령 그렇다한들 통상임금 문제가 일거에 정리되긴 어렵다. 결국 이번 기회에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합의를 이루는 것이 최선이다. 우선 복잡하기 그지없는 임금체계를 단순화해야 한다. 기업에 따라선 23개나 되는 수당이나 상여금을 통합하되 전체 임금 총량이 지금과 비슷하도록 조정하는 것이다. 정년 연장 등 고령화 추세에 맞춰 연공급 위주의 임금체계를 실적급 위주로 전환하는 작업도 같이 진행해야 한다. 일한 만큼 급여를 받는 체제에 근접하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도 줄어들 수 있다. 그런 뒤에 연장근로에 적용하는 150% 할증률을 외국 수준으로 낮춰 초과근로 유인을 줄일 필요가 있다. 그렇게 근로시간을 줄이면 새로운 일자리 여력도 생긴다.

관건은 논의·합의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노사정위원회를 중심으로 통상임금을 포함한 노동 현안들을 공론에 부치고, 치열한 쟁점 몇 개로 압축하는 게 먼저다. 그 다음에 박근혜 대통령도 포함한 여야 지도자들이 ‘빅딜’을 성사시킬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통상임금 이슈는 한국 정치의 갈등 조정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
[ 많이 본 기사 ]
▶ 윤석열·강용석·조윤선·이정렬…파란만장 ‘연수원 23기’
▶ 욕정 주체 못한 황후도 매춘했던 ‘향락의 제국’
▶ 전설들도 따돌린 류현진…개막 후 14경기 ERA 다저스 역..
▶ 윤석열과 ‘악연’ 황교안, 이젠 제1야당 대표…청문회 격돌..
▶ 檢 “올것이 왔다”… 검사장급 이상 20여명 줄사퇴 가능성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檢, ‘문화재거리 투기 의혹’ 관련부패방지·실명法 위반 혐의 기소토지 26필지·건물 21채 등 매입보좌관도 딸 명의로 부동산 투자 검찰이 ..
ㄴ 손혜원, 전재산 걸겠다했는데… 檢 ‘기밀이용 투자’등 위법 결론..
ㄴ 목포 원도심 건물 14채 매입 ‘손혜원 타운’ 의혹… “영부인과 절친..
욕정 주체 못한 황후도 매춘했던 ‘향락의 제국’
“당 내부 ‘슈퍼 갑’ 마인드가 결국 황교안브랜드 망..
윤석열·강용석·조윤선·이정렬…파란만장 ‘연수원 2..
line
special news 전설들도 따돌린 류현진…개막 후 14경기 ERA ..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다저스 전설의 투수들을 따돌리고 또 한 번 미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

line
새 중앙지검장은…‘小尹’ 윤대진이냐, 기획통 이성..
2024년 인류 최초로 달 밟는 여성은 누구일까?
“올 세계인구 77억… 2100년 109억명 ‘절정’”
photo_news
아내 유골 ‘추억의 호수’에 뿌리고 남편은 심정..
photo_news
美공군, 중·러 대응 마하 5 극초음속 미사일 시..
line
[김효정의 에로틱 시네마]
illust
옆집 여성 훔쳐보고 죽음으로 내모는… 상류층의 ‘위선’
[인터넷 유머]
mark정치인과 노조의 공통점 mark아인슈타인의 직업
topnew_title
number 고흥 바닷가 40대 여성 시신, 계획적 자살 무..
탈북 현인애 “北 장마당 여성 대상 권력형 성..
김정은 弔花 ‘모시기’
연예인 출신, 국가행사 차출 여전… 위로휴..
한국당 사무총장 인물難… “변화 이끌 사람..
hot_photo
소지섭, 61억원 빌라 매입···“신혼..
hot_photo
비아이 마약폭로 한서희 “악플·루..
hot_photo
개그맨 류담, 4년 전 이혼···“서로..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