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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09월 06일(金)
9·11이후 재개발에 얽힌 뉴요커의 탐욕과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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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2 / 그레고리 스미스사이먼 지음, 권민정 옮김 / 글항아리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출간되는 책이 있다. 바로 ‘2001년 9월 11일 발생한 미국 뉴욕의 110층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에 대한 항공기 동시 다발 자살테러 사건’으로 요약되는 9·11 테러와 관련된 서적들이다. 21세기 들어서 처음 발생한 이 테러 사건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를 경악하게 했으며, 벌써 12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사람들의 머릿속에 여전히 선명하게 각인돼 있다. 그동안 9·11과 관련된 책들은 주로 국제정치적 시각에서 사건의 이모저모를 다뤘다. 반면 이 책 ‘9·12’는 ‘도시공간과 계층’이라는 문제로 공간을 둘러싼 엘리트 주민들의 이중성과 탐욕을 생생하게 살폈다. 기존의 ‘9·11’서적과 두드러진 차별성이다. 도시연구가로 현재 브루클린칼리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는 9·11 테러 이후 도시재개발을 둘러싸고 벌어진 주민들의 각축전에 주목한다. 저자는 특히 9·11을 가장 가까이에서 겪었던 뉴욕의 대표적인 엘리트 지역인 배터리파크시티 주민들이 자신의 터전을 어떻게 복구하는가, 이 과정에서 희생자 가족과 추모객을 자신만의 조용하고 여유로운 생활공간을 침범하는 이들로 간주하는 심리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를 3년간의 현장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심층 분석했다.

책에 따르면 배터리파크시티를 건설한 엘리트들은 빈곤층을 위한 주거 환경 개선, 공공재원에의 기여 등 거대 담론에 대해서는 지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것이 실제로 자신들의 공간 이미지에 어긋날 때는 냉정하게 지원 의사를 철회했다. 저자는 “이런 명백한 모순성-동일한 한 인물이 진보적인 사회 개선 프로그램을 지지하면서 이런 노력을 헛되이 하는 다른 프로젝트를 위해 일하는 것-은 한 개인의 괴팍한 성격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적 엘리트라는 더 큰 계층에서 전형적인 것이다”고 말했다.

배터리파크시티 주민들의 모순성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들 주민도 9·11 희생자를 추모하고 아픔을 함께했다. 하지만 추모 관련 메모리얼이 자기 지역에 세워지는 것은 못마땅했다. 무엇보다 방문객이 빚어내는 혼잡함이 싫었던 것. 주민들은 차라리 버스차고지를 메모리얼 바로 아래 건설되도록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게 되면 방문객은 물론 그들을 태운 버스가 자신들의 거주지로 들어오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가 책을 통해 강조하는 대목은 사회적 형평성. 9·11 직후 배터리파크시티 주민들이 잘 조직된 사회적 지역공동체의 모습을 통해 탄력있는 사회적 회복을 보여줬지만 다른 지역 역시 배터리파크시티가 보유한 종류의 경제적·물리적·사회적 자원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배터리파크시티의 배타적 공간이 지역 내 주요 사회경제적 인물과 상호작용하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주민의 정의와 입장, 또 주민과 외부인 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쳤음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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