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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09월 06일(金)
살려면 침묵해야 했던 소련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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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는 사회 / 올랜도 파이지스 지음, 김남섭 옮김

소련(현 러시아)의 억압체제는 상상을 초월했다. 모든 것을 공유한다는 이상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사적 공간을 철저하게 통제했다.

한 아파트에서 여러 가족이 부엌과 화장실을 공유하는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에서는 1930년대 중반 주민의 4분의 3이 공동 아파트에서 살았다. 공동 아파트의 벽은 매우 얇았고, 국가의 감시 권력을 사적 공간으로 확장하는 수단이었다. 사람들은 섣부른 한마디로 체포당할 걱정을 해야 했다. 불필요한 말은 하지 않았다. 대화는 밤에 담요를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채 이뤄졌다.

책에 따르면 조용하고 순응적인 주민은 스탈린 통치가 낳은 지속적인 결과다. 심지어 일부는 가까운 친구나 친척에게까지 과거를 숨겼다. 아이들은 입을 다물어야 했다. 저자는 영국의 역사학자로 인간의 얼굴을 찾아 드러내는 섬세한 감각, 타고난 문학적 재능을 겸비한 저술가로 명성이 높다.

저자는 1000명에 달하는 생존자 인터뷰와 무수한 편지 및 일기를 바탕으로 당대를 살아간 이들의 숨결까지 되살렸다. 이 책은 침묵이 삶의 방식이 된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목소리를 부여한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예진수 기자 jiny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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