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민족 중흥의 야망… 인류의 꿈과 조화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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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꿈 / 조영남 지음 / 민음사

“제 생각으로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중흥을 실현하는 것이 근대 이래 가장 위대한 꿈입니다. 이 꿈은 몇 대에 걸친 중국인의 숙원을 응축한 것이고, 중화민족과 중국 인민 전체의 이익을 체현한 것이며, 모든 중화 자녀의 공동의 기대입니다. (중략) 나는 굳게 믿습니다.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2021년)에 소강사회(小康社會) 완성이라는 목표가 꼭 실현될 것입니다. 중국 건국 100주년(2049년)에는 부강하고 민주적이며 문명화된 조화(和諧)로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라는 목표가 실현돼 중화민족의 위대한 중흥의 꿈이 꼭 이루어질 것입니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유명한 ‘중국의 꿈(中國夢)’ 연설 중 일부다. 2012년 11월 29일 행한 이 연설 이후 중국에선 ‘중국의 꿈’에 대한 토론과 선전이 대대적으로 전개됐으며, ‘중국의 꿈’은 공산당과 국민이 함께 추구하는 새로운 공동의 목표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중국의 꿈’의 실체는 뭔가. 저자는 이 책에서 미래 통치자들로 부상한 ‘탈혁명 인문사회형’ 5세대 지도자들의 성향과 ‘복합형 지도자’ 시진핑 리더십의 핵심을 분석하고 있다. ‘안정된 엘리트’의 특징과 권력 승계가 평화롭게 이뤄질 수 있었던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강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최근 공격적 외교가 갖는 의미와 세간에 떠도는 ‘중국위협론’의 실체를 밝히고 한·중 관계가 악화된 이유를 설명한다.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선 시진핑 시대 상황과 ‘5세대’ 지도부를 분석한다. 특히 최근 중국 내에서 진행된 개혁 논쟁을 자세히 분석하고, 이를 통해 중국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전망한다. 2부는 시진핑 정부의 국가 발전 전략을 살펴본다. 중국의 민주화를 이해하기 위해 시진핑 정부의 정치개혁과 후진타오(胡錦濤) 시대 정치개혁도 소개한다. 3부에선 시진핑 시대 대외정책과 한·중 관계를 분석한다. 중국이 2009년 이후부터 왜 강경한 모습을 보였는지를 살펴보고, 동시에 이 기간에 중국에서는 어떤 외교정책 논쟁이 진행됐는가도 살핀다.

저자는 현실에서는 두 가지 다른 종류의 ‘중국의 꿈’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하나는 국가와 공산당만 풍요를 누리는 동시에 이웃 국가와는 상관없이 중국만이 부유하고 강력한 국가가 되는 ‘중국의 꿈’이다. 다른 하나는 국가뿐 아니라 국민도, 중국뿐 아니라 이웃 국가도 함께 부유하고 자유롭고 평화롭게 잘사는 ‘중국의 꿈’이다.

저자는 “두 종류의 ‘중국의 꿈’에서 두 번째 꿈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이 경우에만 ‘중국의 꿈’은 ‘중국만의 꿈’이 아니라 ‘아시아의 꿈’과 ‘세계의 꿈’이 될 것이다”며 “그러나 두 번째 꿈이 실현된다는 보장이 없다. 현재의 상황에서 본다면 두 번째 꿈보다 첫 번째 꿈이 실현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진단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