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도 종교도 반복… 빈디의 변주

  • 문화일보
  • 입력 2013-09-2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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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 중 지름 1.5m의 원형 이미지는 정교하게 손으로 짠 레이스 같다. 그러나 가까이서 보면 크고 작은 빈디(점의 산스크리트어), 인도여성들이 이마 정중앙에 붙이는 장식품이 정교하게 촘촘하게 붙어있다. 설치작품 ‘타임래그(Time Lag)에서 대형 나무문틀을 고정시키듯 꽂은 기다란 나무토막에도 청색 빈디가 붙어있다. 두 눈에 이은 ‘세 번째 눈’을 의미하는 빈디는 작가로선 새로운 언어이자 상징이다.

인도작가 바티 커(44)는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 개인전(10월 5일까지)을 통해 빈디 소재의 회화를 비롯해 나무와 밀랍 소재의 설치작품 등을 발표한다. 그는 스테인리스스틸그릇을 쌓아올린 작품으로 유명한 남편 수보타 굽타와 더불어 인도를 대표하는 현대미술작가. 영국에서 태어나 넥시켓대에서 회화를 공부했으며 1992년 첫 인도여행에서 굽타를 만나 결혼한 뒤 뉴델리에 거주하며 작품활동 중이다.

작가는 15년 전부터 캔버스에 빈디를 규칙적으로 반복해 붙여 원형 사각형의 이미지를 형상화해왔다. 그는 “삶이나 종교도 늘 반복되지 않느냐”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반복적으로 빈디를 변주하고 확장시켜 새로운 풍경을 펼쳐왔다”고 강조했다.

서울전 제목은 ‘기형’(Anomalies). 전시장 입구에는 불교·힌두교·이슬람교·기독교 등 각종 종교의 성상 70개를 나무 탁자 위에 모았다. 어디서든 쉽게 접하는 부처·예수·동물 형태의 익숙한 장식품들이 한 공간에서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역설적 상황을 연출한 것.

발가벗은 여성이 인도 전통의상인 사리를 휘감고 있는 ‘클라우드 워커(Cloud Walker)’, 밀랍코끼리에 나무 집이 얹혀있고 금속공으로 무게중심을 잡고 있는 ‘어제 오늘 내일’ 및 밀랍 나뭇가지에 다양한 모양의 소형 두상이 매달려 있는 ‘와크나무’도 전시 중이다.

인도작가의 국내작품전으로는 이밖에 지난 연초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린 애니시 카푸어 전시 및 아라리오갤러리의 2006년 인도 현대미술 그룹전 ‘배고픈 신(Hungry God)’전과 2010년 수보타 굽타전 등이 있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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