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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정치] ‘선진화’ 발목잡는 국회선진화법 게재 일자 : 2013년 09월 23일(月)
“사실상 ‘국회 마비법’…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아”
■ 전문가 지적·제언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전문가들은 국회선진화법이 국회를 ‘식물화’하고 있다는 것에 대체로 인식을 함께하고 있다. ‘날치기’ 등 반민주적이고 퇴행적인 다수당의 나쁜 관행을 막겠다는 명분하에 만들어졌지만 합리적인 토론이 자리 잡게 하는 대신 국회 무력화를 제도화시킨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회선진화법의 ‘위헌성’ 문제를 제기하며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대안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국회선진화법은 우리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포함돼 있는 다수결의 원리를 부정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야 이견이 있는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때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180명) 이상의 찬성’을 명시한 국회법 조항이 ‘과반 출석, 과반 찬성’을 본회의 의결 요건으로 규정한 헌법 제49조에 위배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2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예상했던 대로 국회선진화법이 아니라 ‘국회마비법’이다”며 “과반을 받으면 당선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과반 정당이 국정을 이끌고 있지 못하는 건 다른 의미로 (민의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지금은 모든 의정활동을 원내에서 합의해서 하게 돼 있어 한쪽에서 스톱하면 멈추게 된다”며 “(정치가) 스스로 자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공멸의 정치로 가게 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다”고 강조했다.

이내영(정치외교학) 고려대 교수는 “국회선진화법은 날치기로 인해 몸싸움을 벌이는 것을 국민 눈에서 사라지게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는데, 비효율성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린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팀장은 “국회선진화법을 잘 활용할 만한 의지나 환경이 됐느냐는 부분에 의문이 든다”며 “제도를 악용하고 있는 민주당에 선진화법을 제대로 사용할 의지가 있었는가 싶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김 교수는 “국회선진화법은 국회에서만 합의를 본 것이지 국민이 합의를 본 적은 없다”며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당연히 위헌 제청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대의민주제에 맞지 않아 헌재의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선진화법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것에 반대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 교수는 “야당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국정 운영이 제대로 안 되면 그 책임은 여당에 있다”며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여기고 대화와 타협을 할 생각을 먼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성진·현일훈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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