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치 “北核, 제재 병행한 협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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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퀘스터(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로 향후 10년간 국방예산이 감축되면 현행 주한미군 규모의 절반이 넘는 1만4000∼1만8000명이 한반도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1일 제기됐다. 또 북한의 핵능력이 증강되면 이는 장기적으로 동북아 ‘핵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제재를 병행한 북핵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따라 미국의 ‘선한 정책’에만 기대는 국방정책에서 탈피해 북핵 위협 및 주한미군 축소 가능성에 사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94년 제1차 북핵위기 당시 ‘제네바 합의’를 끌어냈던 로버트 갈루치(사진) 전 미 국무부 차관보(현 미국 맥아더재단 회장)는 1일 영문 웹저널 ‘아산포럼’ 기고문에서 “북핵 위협을 감소시키지 못하면 동북아 지역 다른 국가들도 ‘비핵국가’ 지위를 재고하면서 지역의 비확산 레짐 자체를 약화시킬 것”이라면서 ‘동북아 핵 도미노’ 가능성을 우려했다. 갈루치 전 차관보 같은 온건파조차 이 같은 강성 발언을 하는 것은 북핵 위기가 그만큼 심각한 상황임을 알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아산핵포럼’에서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이 기고문에서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북한이 핵물질·핵기술을 테러집단이나 다른 국가에 이전하는 것으로, 실제로 북한은 시리아에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원자로를 건설한 바 있다”면서 “외교적 협상이 여전히 필요하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군사적 준비태세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제재도 협상 과정의 일부가 돼야 하며, 북한의 도발행위는 협상과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북한에 이해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이슈 브리프:예산 주도 국방’ 논문에서 “이번 미국 시퀘스터로 인한 예산 감축은 2차 세계대전 이후 5번째이자, 전면화되면 가장 심각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국방비에서도 향후 10년간 1조 달러 삭감이 예상된다”면서 “미 국방부는 시퀘스터가 아시아 지역 안보 환경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일부 보고서는 주한미군 1만4000∼1만8000명 감축이 예상된다고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