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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10월 04일(金)
유방 잘라낸 졸리… ‘계산 착오’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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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에 속아 위험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 / 게르트 기거렌처 지음, 전현우·황승식 옮김 / 살림

앤젤리나 졸리는 반드시 유방절제술을 받아야만 했을까? 독일 최고 두뇌집단으로 꼽히는 막스플랑크협회 인간개발연구소의 게르트 기거렌처 소장에 따르면 이 수술은 어쩌면 계산착오였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양쪽 가슴을 잘라낸 건(물론, 이후에도 ‘의학의 힘’은 졸리의 육감적인 몸매를 변함없이 지켜주고 있다) ‘확률’ 때문이다. 졸리는 유전자 검사에서 ‘유방암 발병 확률 87%’라는 결과가 나오자, 과감하게 절제술을 받기로 한다. 유방암으로 10년 넘게 투병하다 사망한 어머니처럼 살지 않기 위해서다. 수술 후 발병 확률은 5%로 확 떨어졌고, 이는 전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졸리가 과연 올바른 선택을 한 걸까. 기거렌처 소장은 “죽음과 세금 말고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로 답을 대신한다. 한마디로 확률은 판단자를 흐릿한 안개 속으로 끌고 들어가, 인생을 더욱 불확실하게 만든다는 것. 그러면서 그는 수치, 숫자, 통계, 확률 등이 마음을 더욱 어지럽혀 ‘위험한 선택’을 하게 만든다고 경고하기에 이른다. 따라서 17세기 중반에야 등장한 확률 이론보다 인류 시작부터 존재한 ‘자연 빈도’를 사용하라고 권한다. 질병 등 현대인이 맞닥뜨려야 하는 수많은 ‘위험’을 보다 쉽고 직관적으로 감지하기 위해서다.

지은이는 어떻게 하면 ‘숫자에 속지 않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확률 이론과 자연 빈도에 따른 두 가지 서술법을 비교해 명쾌하게 보여준다.

“40세 여성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대략 1퍼센트다. 만일 어떤 여성이 유방암에 걸렸다면, 유방촬영술에서 결과가 양성으로 나올 확률은 90퍼센트다. 만일 유방암에 걸리지 않았다면, 그래도 결과가 양성으로 나올 확률이 9퍼센트다. 그렇다면 양성 결과가 나온 여성이 실제로 유방암에 걸린 확률은 얼마일까?”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은 유방촬영술에서 양성 결과가 나오면 유방암에 걸렸을 확률이 90%라고 인지한다. 하지만 그 생각은 잘못이다. 지은이는 이를 ‘계산맹(불확실성과 위험에 대해 사고하지 못하는 무능력)’ 상태로 부르고, ‘자연 빈도’를 이용해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똑같은 정보를 ‘자연 빈도’를 바탕으로 다시 쓰면 다음과 같다.

“100명의 여성이 있다. 그 중 1명은 유방암에 걸렸고, 유방촬영술에서 양성 결과가 나온다.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99명의 여성 중에서 9명 역시 유방촬영술에서 양성 결과가 나온다. 즉 모두 10명이 양성 결과가 나온다. 그러면 양성 결과가 나온 여성 중 실제로 유방암에 걸린 여성은 몇 명일까?”

이제 흐릿한 안개가 걷혔다. 양성 결과가 나온 10명 중에서 오직 1명만 실제로 유방암에 걸렸다는 걸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유방촬영술에서 양성결과가 나와도 암에 걸렸을 확률은 10퍼센트이지 90퍼센트가 아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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