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9.15 일요일
전광판
Hot Click
북리뷰
[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10월 04일(金)
유방 잘라낸 졸리… ‘계산 착오’ 아닐까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숫자에 속아 위험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 / 게르트 기거렌처 지음, 전현우·황승식 옮김 / 살림

앤젤리나 졸리는 반드시 유방절제술을 받아야만 했을까? 독일 최고 두뇌집단으로 꼽히는 막스플랑크협회 인간개발연구소의 게르트 기거렌처 소장에 따르면 이 수술은 어쩌면 계산착오였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양쪽 가슴을 잘라낸 건(물론, 이후에도 ‘의학의 힘’은 졸리의 육감적인 몸매를 변함없이 지켜주고 있다) ‘확률’ 때문이다. 졸리는 유전자 검사에서 ‘유방암 발병 확률 87%’라는 결과가 나오자, 과감하게 절제술을 받기로 한다. 유방암으로 10년 넘게 투병하다 사망한 어머니처럼 살지 않기 위해서다. 수술 후 발병 확률은 5%로 확 떨어졌고, 이는 전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졸리가 과연 올바른 선택을 한 걸까. 기거렌처 소장은 “죽음과 세금 말고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로 답을 대신한다. 한마디로 확률은 판단자를 흐릿한 안개 속으로 끌고 들어가, 인생을 더욱 불확실하게 만든다는 것. 그러면서 그는 수치, 숫자, 통계, 확률 등이 마음을 더욱 어지럽혀 ‘위험한 선택’을 하게 만든다고 경고하기에 이른다. 따라서 17세기 중반에야 등장한 확률 이론보다 인류 시작부터 존재한 ‘자연 빈도’를 사용하라고 권한다. 질병 등 현대인이 맞닥뜨려야 하는 수많은 ‘위험’을 보다 쉽고 직관적으로 감지하기 위해서다.

지은이는 어떻게 하면 ‘숫자에 속지 않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확률 이론과 자연 빈도에 따른 두 가지 서술법을 비교해 명쾌하게 보여준다.

“40세 여성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대략 1퍼센트다. 만일 어떤 여성이 유방암에 걸렸다면, 유방촬영술에서 결과가 양성으로 나올 확률은 90퍼센트다. 만일 유방암에 걸리지 않았다면, 그래도 결과가 양성으로 나올 확률이 9퍼센트다. 그렇다면 양성 결과가 나온 여성이 실제로 유방암에 걸린 확률은 얼마일까?”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은 유방촬영술에서 양성 결과가 나오면 유방암에 걸렸을 확률이 90%라고 인지한다. 하지만 그 생각은 잘못이다. 지은이는 이를 ‘계산맹(불확실성과 위험에 대해 사고하지 못하는 무능력)’ 상태로 부르고, ‘자연 빈도’를 이용해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똑같은 정보를 ‘자연 빈도’를 바탕으로 다시 쓰면 다음과 같다.

“100명의 여성이 있다. 그 중 1명은 유방암에 걸렸고, 유방촬영술에서 양성 결과가 나온다.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99명의 여성 중에서 9명 역시 유방촬영술에서 양성 결과가 나온다. 즉 모두 10명이 양성 결과가 나온다. 그러면 양성 결과가 나온 여성 중 실제로 유방암에 걸린 여성은 몇 명일까?”

이제 흐릿한 안개가 걷혔다. 양성 결과가 나온 10명 중에서 오직 1명만 실제로 유방암에 걸렸다는 걸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유방촬영술에서 양성결과가 나와도 암에 걸렸을 확률은 10퍼센트이지 90퍼센트가 아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mail 박동미 기자 / 썸랩  박동미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사망한 낙태의사 집에서 태아사체 2246개 발견
▶ “사범님을 감옥으로” 성 피해 초등생, 판사에게 편지
▶ ‘경찰 없는데 뭐 괜찮겠지’ 큰코다쳐…
▶ “죽은 채로라도 체포한다”… 대통령 경고에 505명 자수
▶ “성폭행하려던 남성 살해 소녀 강제 순결 검사”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미국 일리노이 북부 윌 카운티의 졸리엣에서 지난 주 사망한 낙태전문 의사의 집에서 의학적으로 보존된 태아 시신이 무려 2246개나 발..
mark“성폭행하려던 남성 살해 소녀 강제 순결 검사”
mark볼턴, 경질 사흘만에 정치활동 재개…트럼프 겨냥하나
홍대앞 술집 ‘인공기·김일성 부자 사진’ 장식 논란
“죽은 채로라도 체포한다”… 대통령 경고에 505명..
“사범님을 감옥으로” 성 피해 초등생, 판사에게 편..
line
special news 류현진 완벽 부활, 메츠전 7이닝 무실점 ERA 2...
2피안타 6K로 34일 만에 무실점 투구…6년 만에 규정 이닝 돌파사이영상 경쟁자 메츠 디그롬도 7이닝 8K..

line
억만장자가 된 입양아…딸의 테니스 경기 보러 45..
‘경찰 없는데 뭐 괜찮겠지’ 큰코다쳐…
이학재, ‘曺퇴진 촉구’ 단식 농성…“몸 던져 폭정 막..
photo_news
손흥민의 ‘추석 선물세트’…시즌 1·2호 멀티골..
photo_news
임성재, PGA 밀리터리 트리뷰트 3라운드서 공..
line
[파워인터뷰]
illust
“檢 비대화 문제지만… 법무장관의 검찰 수사지휘 바람직하지..
[Consumer]
illust
‘스포츠계 노쇼’ 보호장치 아예 없어… ‘날강두’ 사태 언제든 재..
topnew_title
number 취객 ‘괜찮다’는 말에 경찰 떠난 뒤 사망… 법..
윤창호씨 사고 1년뒤 올해 추석연휴 음주운..
“기침하다 앞쪽 못 봐”… 시내버스 인도로 돌..
이낙연 총리의 추석 연휴 ‘독서 키워드’는 ‘평..
hot_photo
마마무 휘인 솔로곡 ‘헤어지자’, ..
hot_photo
70억원짜리 초호화 ‘황금변기’ 英..
hot_photo
정민아 “안락사, 어떤 입장도 비..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