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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10월 04일(金)
혼이 살아있는 연주 ‘기타의 전설’ 10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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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타리스트 / 정일서 지음 / 어바웃어북

폴 매카트니는 비틀스 결성 시절, “(멤버 중에) 왜 드럼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 역할을 기타가 대신 하지 않느냐”고 말한 적이 있다. 링고 스타(드럼)가 영입되기 전, 비틀스는 기타로 멜로디와 리듬을 동시에 해결했던 셈이다. 기타의 매력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되고 완성된다. 언제 어디서든, 어떤 영역도 자유롭게 오가며 연주할 수 있는 능력, 즉 베토벤이 말한 ‘작은 오케스트라’의 위용이 숨김없이 드러나는 악기가 기타다.

정일서 KBS 라디오 PD가 펴낸 이 책은 대중음악의 산증인으로 변화와 진화를 이끌었던 역대 기타리스트 105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재즈와 블루스의 태동, 로큰롤의 폭발, 포크와 록의 만남, 사이키델릭과 프로그레시브 록의 진화, 헤비메탈 등장 등 대중음악사의 패러다임을 주도했던 기타리스트들의 면면이 녹아들어있다. 가창이 음악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어렵게 느껴지거나 낯설게 수용될 수 있지만, 기타 리프(Riff·반복선율) 하나에도 감동을 느끼는 이들에겐 더없는 만족감을 안겨줄 듯하다.

책을 읽다보면, 에릭 클랩튼과 존 메이어, 로버트 존슨이 같은 줄기이며 50여 년간 블루스가 왜 이토록 질기게 세대간의 교집합 역할을 해왔는지 쉽게 다가온다. 재즈는 미국의 것이지만, 재즈에서 기타가 주류로 떠오른 계기는 유럽에서 시작됐다는 사실도 집시 재즈의 창시자 장고 라인하르트를 통해 알 수 있다.

지미 헨드릭스부터 매튜 밸라미까지 때론 속주의 대가로, 때론 테크닉의 거장으로, 때론 단순하지만 깊이있는 연주의 미학으로 음악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이들의 연주와 인생은 음악을 듣는 것만큼 감동적이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밝히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기타리스트들의 연주는 냄비처럼 끓어올랐다가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는 점이다. 저자는 대중음악의 과거를 견인하고, 미래를 담보할 꺼지지 않는 횃불 같은 가치가 그들에게 스며있다고 강조한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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