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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10월 04일(金)
‘욱!’할 땐 ‘꾹∼’ 분노, 현명하게 다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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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퓨징-분노 해소의 기술 / 조셉 슈랜드·리 디바인 지음, 서영조 옮김 / 더 퀘스트

“이성적인 뇌를 이용하여 분노를 현명하게 해체하라!”

이 책의 골자다. 분노(화)에 대해 뇌과학·임상심리학적으로 고찰하고 있는 저자들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뇌를 이용한 분노의 해체’다. 책 제목 디퓨징(Defusing)을 사전적으로 해석하자면 ‘(긴장을) 완화하기, 진정시키기’쯤 되겠다. 부제로 달린 ‘분노 해소의 기술’이 바로 디퓨징인 것이다. 저자가 직접 겪은 예를 들어보자.

“어느 날 집에 돌아와 보니, 처음 보는 사람이 우리 집 앞뜰에 벼룩시장 푯말을 세우고 있었다. 나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 이 남자는 도대체 왜 남의 집 마당에 저런 푯말을 세우는 거지? 나는 차에서 내려 그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남자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싸울 태세를 취하는 듯했다. 순간 내 뇌 속 변연계가 반응을 보이려 했지만, 나는 의식적으로 전전두엽에게 초점을 옮겼다. 그리고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에게 지금 뭘 하고 있는 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방어적인 태도로, 집 앞 잔디밭 가장자리에 있는 소화전 옆에 벼룩시장 안내 푯말을 세우고 있는데, 그 땅은 공공재산이므로 그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나는 그에게 싸움을 거는 대신, 내가 싫어하는 정치가를 지지하는 푯말만 아니면 세워도 괜찮다고 농담을 했다. 그러자 그도 나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여기서 ‘변연계’와 ‘전전두엽’이란 무슨 말일까. 저자들은 뇌를 구성하고 있는 부분 중에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변연계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전전두엽에 주목한다. 변연계는 충동과 기억을 비롯, 화·경멸·공포·혐오감·기쁨·슬픔·놀람 등 기본 감정을 관장하는 부위다. 이 감정들은 짜증과 분노로부터 우울·회한·죄책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감정의 기초가 된다.

이마 바로 뒤에 있는 전전두엽은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을 내리고, 그런 결정이 가져올 결과를 예측하는 일을 한다. 변연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원시적인 감정과 충동을 처리하는 능력은 전전두엽에서 나오는 것이다. 전전두엽은 뇌에서 가장 발달한 부위이자 가장 마지막으로 성숙하는 부위다. 한 인간의 전전두엽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몇 십 년이 걸린다. 사람의 뇌에서 가장 먼저 발달하는 부위가 뇌간과 변연계인 데 비해 전전두엽이 성숙하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따라서 10대들이 왜 그렇게 감정적이며 비합리적이고 충동적인지 짐작할 수 있다. 전전두엽은 20대까지도 충분히 발달하지 못하며, 평생에 걸쳐서 계속 성숙하고 변화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자산·영역·관계를 확보하고 지키려고 한다. 그런데 이런 행위가 변연계에 의해 주도될 경우엔 원하는 결과도 얻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자기파멸적인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저자들은 사고의 키를 전전두엽에 넘기려 노력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한다. “이 강력한 감정(분노)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온전히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우리는 생각보다 분노를 잘 통제할 수 있다. 특히 자신의 분노를 알아차리고, 분노에 귀를 기울이고, 분노에 대해 생각할 때 좀 더 잘 통제할 수 있다. 화가 난 기분에 반응하여 어떤 길을 따를 것인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저자들은 “자신의 분노를 다스리고, 다른 사람들의 분노에 대처하는 것은 바로 이렇게 분노를 ‘느끼는’ 데에서 분노에 대해 ‘생각하는’ 것으로 관점을 옮김으로써 가능하다”며 “이것이 바로 디퓨징”이라고 요약한다. 나아가 실생활에서 어떻게 디퓨징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호의적인 모습 보이기’ ‘진심으로 공감하기’ ‘제대로 말하기’ ‘감사를 표현하기’ 등의 디퓨징 기법을 꾸준히 훈련한다면 일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일상이 변화하면 인생이 바뀌지 않을까.

김영번 기자 zero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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