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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10월 04일(金)
베이비시터·러브코치… 사생활 파고드는 아웃소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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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빌려 드립니다 / 앨리 러셀 혹실드 지음, 류현 옮김 / 이매진

일상생활에서 자신이 직접 처리하던 일들 중 누군가의 전문영역으로 특화한 업종이 늘고 있다. 베이비시터, 가사도우미, 노인돌보미를 비롯해 웨딩플래너, 파티플래너부터 대리모, 유급친구까지 ‘내가 할 일’을 대리해주는 서비스는 날로 확장되는 추세다.

우리 사회에도 명절 상차림 대행·벌초 대행부터 비용을 지불하고 고용하는 결혼식 하객, 문상객까지 별의별 대행 업무가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

‘감정노동’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는 미국인 사회학자는 이 책에서 예전에 마을공동체에서 가족, 이웃, 친지들이 대가 없이 상부상조했던 일들이 시장으로 넘어간 현실을 주목한다. 일용할 양식은 물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각종 의례를 공동체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해냈던 이전과 다르게 의식주생활의 사소한 부분까지 외부사람을 고용하게 된 시대의 변화를 다룬다. 저자는 “1970년대 이후 미국인의 생활은 공동체 공공성 정부의 영역에서 시장의 영역으로 재편됐고, 가정에서 전담하던 사적인 일들을 아웃소싱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유아의 대소변가리기 훈련, 보채는 어린이를 달래는 전문가를 비롯, 임대 친구·배우자·할머니와 반려견산책도우미, 러브 코치 등으로 세분화했다. 상부상조하는 공동체가 붕괴하면서 사생활이 상품화하고 인간관계가 삭막해지는 세태를 반영하듯 ‘눈 맞추기 1달러’‘감정용품 코너(Emotional Needs)’라는 별난 신문카툰까지 등장했다.

핵가족화와 가족 해체, 이혼율증가와 여성취업의 시대를 맞아 예전 사람들은 대가 없이 협업하고 베풀던 일들조차 시장에서 사고파는 ‘사생활서비스’ 상품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책은 한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대하는 사생활서비스 업종―유모, 대리모, 파티플래너, 노인요양보호사, 장례사―별로 각종 사례와 더불어 ‘일상에서 나를 아웃소싱하는 시대’를 분석한다.

각종 일화와 더불어 애인, 친구, 가족을 사고팔며 희로애락의 감정까지 고객맞춤형 서비스상품이 된 현실을 통해, 사생활을 파고든 아웃소싱 자본주의를 말한다.

광고문구처럼 ‘묻지도 따지지도 요구하지도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친구까지 시장에서 돈을 주고 고용하는 시대. 감정을 나누는 인간관계까지 경제력을 발휘해야 한다면, 소통 상대를 찾기 위해 경제력을 갖춰야 하니 더 바빠지고 인간관계는 더 소원해지는 수밖에. 가난한 사람은 남을 보살피느라 정작 자신의 생활을 돌보지 못한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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