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생체실험까지 하는데…軍, 생물학戰 백신도 없다

북한이 생화학전을 수행하기 위해 정치범들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벌였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생화학전 위협이 증대되고 있지만 한국군은 생물학전 대비물자를 계획대로 배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물학전 대비 물자 가운데 일부는 군 내에서 관리하지 못해 유사시 사용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송영근(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한국군은 북한의 생물학전에 대비해 백신 3종류와 항생제 2종류를 보유하기로 계획을 세웠지만, 탄저 백신은 임상실험이 늦어지면서 당초 계획(2014년)에 따른 비축이 불가능하고, 두창 백신은 군 외부에서 관리돼 유사시 신속한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생물학전의 대표적인 세균으로 꼽히는 탄저균과 두창은 급성전염병으로 분류되며, 피부접촉 등을 통해 감염되고 치사율(30% 이상)이 높다.

특히 두창은 사람을 통해 전염되는 등 감염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창 백신은 군이 자체적으로 보유하지 않고 질병관리본부에서 1000만 도스(1000만 명 사용분)를 비축하고 있는데, 이는 전 국민 대비 20%에도 미치지 못한 실정이다. 미국과 독일 등에서는 관련 백신을 100%(인구대비) 보유하고 있는 것과 크게 대비되는 수치다.

특히 생물학전의 직접적인 대상이 되는 군 내에서 이를 관리하지 않아, 유사시 즉각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송 의원은 “생화학무기는 전쟁 초기에 군사시설에 투여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에서 운용하는 백신은 육·해·공군 공통품목으로,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어 매년 보충해야 한다.

군 당국은 장티푸스와 신증후군출혈열 백신 등은 평시운영량을 정해 확보하고 있으며, 세균전에 대비한 항생제를 별도로 보유 중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