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사이버자야에 위치한 한화큐셀 공장에서 한 직원이 모니터를 통해 태양전지(셀) 생산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한화 제공
한화그룹이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본격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태양광 산업은 전후방 연관산업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큰 종합산업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각종 제어장치 등의 정보기술(IT), 전기전자, 소재, 화학, 반도체, 통신, 기계장치, 건설, 토목 등 연관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창조적 생태계 구축을 가능하게 한다.
또 중소기업과 대기업 동반성장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조성할 수 있다. 태양광 산업 제조분야(부품, 소재, 장비 포함) 기업 150개 가운데 대다수(90% 이상)가 중소·중견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태양광 사업은 정부가 추진 중인 ‘창조경제’에 부합하는 사례인 것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0월 세계 최고의 태양광 회사인 독일의 큐셀을 인수, ‘한화큐셀’을 새롭게 출범시켰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연간 2.4GW의 태양전지(셀) 생산능력을 갖춘 세계 3위의 태양광 회사로 발돋움했다. 계열사인 한화솔라원의 중국 공장(1.3GW)에다 한화큐셀의 독일 공장(200MW)과 말레이시아 공장(900MW)까지 확보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다 한화솔라원은 연간 1.5GW의 모듈, 800MW 규모의 잉곳·웨이퍼도 각각 생산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EPC) 사업을 전담하기 위해 한화솔라에너지도 설립했다.
내년 초에는 한화케미칼이 전남 여수에서 1만t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가동한다. 이렇게 되면 한화그룹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태양광 발전’에 이르기까지 태양광 사업의 전 공정 분야에 걸쳐 수직계열화를 갖춘다. 한화그룹이 태양광 발전 분야에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태양광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사업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한화큐셀은 일본 기업 스미토모와 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NTT)가 추진하는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60MW 규모 모듈을 내년 6월까지 공급한다. 한화큐셀코리아는 서울시에 내년까지 100MW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한화큐셀과 한화에너지가 공동으로 5MW의 태양광 발전소를 직접 건설하고 있다. 한화솔라원도 지난해 일본의 5대 종합상사인 마루베니사가 일본 전역에 건설하는 태양광 발전소에 4년간 500MW 규모의 모듈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의 활력을 보여주는 곳이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 인근 사이버자야(Cyberjaya)에 위치한 한화큐셀 말레이시아 공장이다.
지난 9월 13일 찾아간 이 공장은 한화그룹의 품에 안긴 지 1년 만에 완전히 환골탈태한 모습이었다. 2009년 공장 설립 이후 적자에 허덕이며 인수 당시 가동률이 20∼30% 수준이었으나, 한화 경영진의 ‘조율’로 체질 개선에 성공해 가동률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인수 당시 분기당 평균 60MW 수준이던 셀 판매량도 150MW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원자재 구매가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을 향상시켜 가고 있다. 이러한 체질 개선은 시장에서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일본 시장 판매 비중이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11MW였던 판매량이 올 상반기 108MW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가장 큰 시장인 유럽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로 점유율을 늘려 가고 있다.
김희철 한화큐셀 대표는 “태양광 부품 및 소재는 물론 발전소 설비와 관련한 서비스까지 종합 제공하는 회사로 사업구조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현재 태양광 산업은 공급 과잉을 주도해 온 중국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일본·미국 등에서 수요가 증가하면서 완연한 개선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4년 말∼2015년 초에는 공급 과잉이 해소되면서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수출입은행 보고서는 “2014년 이후 세계 태양광 시장은 제2차 성장기에 진입하며 2020년까지 지속적인 성장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요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효과가 태양광 발전단가 하락을 가속화시켜 태양광 발전의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수요 증가 외에도 기술 발전으로 인한 발전단가 하락, 화석연료 및 원자력 발전에 대한 사회적 비용 증가, 전 세계적인 탄소배출 규제 강화, 지속적인 전기료 인상 등을 고려한다면 손익분기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대체에너지 발전원가가 화석연료 발전원가와 같아지는 시점)에 도달하는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몇 년간의 극심한 침체 속에서도 지속적인 투자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한화그룹에는 업황이 회복세로 돌아서는 시점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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