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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반
[국제] 게재 일자 : 2013년 10월 17일(木)
아이슬란드는 ‘북토피아’… 국민 10명중 1명 작가 ‘책사랑’
자연환경 척박 스토리텔링 발달… 미용실서도 책 선물 놓고 수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디지털 시대에 종이책이 최고의 문화상품으로 대우받고 있는 나라가 있다. 바로 아이슬란드이다.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배 속에 자신만의 책을 갖고 있다”는 말이 있을 만큼 아이슬란드는 인구 대비 저술가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힌다. 인구 약 32만 명 중 1권 이상의 책을 출간한 작가가 10%나 된다. 저자가 많은 만큼 출판업, 서점업계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독서 토론프로그램이 TV 황금시간대에 편성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크리스마스 인기선물로는 언제나 책이 1위를 차지한다. 아이슬란드 국민들의 책사랑은 국제기구로부터 인정을 받았을 정도이다.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지난 2011년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를 ‘세계 문학 창의도시’로 공식 지정했다. ‘세계문학 창의도시’는 전 세계에서 레이캬비크를 포함해 아일랜드 더블린, 영국 에든버러, 호주 멜버른, 미국 아이오와시티 5곳뿐이다.

영국 BBC는 최근 기사에서 전체인구 수가 웬만한 도시 한 곳의 인구보다 적은 아이슬란드가 세계적인 ‘책사랑’ 국가가 된 비결을 집중 조명했다.

소설가 솔비 비요른 시구르드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이슬란드는 스토리텔링의 나라”라면서 “어둡고 추운 밤에 이야기를 지어내고 들려주는 것 이외에 달리 할 일이 있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물과 불의 나라’로 불릴 정도로 빙하와 화산으로 뒤덮인 장엄한 자연환경 속에서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자연과 인간, 신과 인간의 관계를 생각하게 됐고, 자신이 직접 책을 쓰거나 다른 사람이 쓴 책을 읽기 좋아하는 성향이 ‘국민 기질’로 깊이 뿌리내렸다는 것이다. 출판업계 동향을 전하는 업계전문매체 북셀러닷컴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국민들이 가벼운 읽을거리만 좋아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북셀러닷컴은 “경제위기부터 화산폭발에 이르기까지 어떤 주제든 아이슬란드 국민들은 방송보다 책을 통해 정보를 얻기를 좋아한다”면서 아이슬란드를 강타한 경제위기의 원인을 파헤친 의회 특별조사위원회 보고서가 2010년 출간되자마자 난해한 내용과 2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팔려나가 베스트셀러를 기록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온 국민이 독서광이다보니 아이슬란드에서는 1년 내내 책 관련 페스티벌이 이어진다. 매년 봄 시즌에 레이캬비크에서 열리는 ‘북마켓’ 행사는 마음에 드는 책을 사려는 사람들로 늘 북새통을 이룬다. 9월에는 ‘국제문학페스티벌’, 10월에는 전국의 모든 학교와 도서관들이 공동 개최하는 ‘독서 페스티벌’이 열린다. ‘독서 페스티벌’은 해마다 1권의 책 또는 하나의 주제를 선택해 온 국민이 함께 읽고 토론해보자는 취지에서 열리는 행사이다.

정부도 저술 및 번역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책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레이캬비크 시정부 역시 2003년부터 도로 이름을 신화와 문학작품 또는 역사 속 인물들의 이름으로 바꾸는 등 시내를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아이슬란드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해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955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할도르 락스네스 등 아이슬란드 출신 작가들 중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인물도 많다. 최근에는 ‘북구 스릴러’ 붐을 타고, 아이슬란드 스릴러 작가들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기도 하다. 일명 ‘레이캬비크 시리즈’로 유명한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이 대표적이다.

‘세계 문학 창의도시’ 아이슬란드 조직위원회에서 일하는 크리스틴 비다르스토티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매만지는 동안에도 미용사와 연예인 스캔들을 소재 삼아 수다를 떨기보다는 올 크리스마스에 친지들에게 어떤 책을 선물하면 좋을지 토론을 벌이는 나라가 아이슬란드”라고 말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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