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가 통진당원인 곳도 지원…불법시위 전용 가능성

올해 서울시 비영리 민간단체 보조금의 30%가 진보 성향 단체에, 7%가 보수 성향 단체에 배정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서울시의 좌우 차별적인 ‘편파지원’ 논란이 다시 한번 불거질 전망이다. 특히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포함된 단체도 지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보조금 지원과 관련해 투명한 선정기준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진보 단체에 배정된 예산 중에 각종 시위 예산으로 전용된 게 없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노근(새누리당) 의원이 분석한 ‘2013년 서울시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현황’에 따르면 올해 보조금을 지원받은 142개 민간단체 가운데 42개 단체는 진보적 성향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됐다.

민주당 공개지지·국가보안법 폐지 찬성 등 진보적 입장을 표명하는 인사가 임원진에 올라 있거나 단체 자체가 진보적 성향의 정치활동을 하는 식의 단체들이다. 이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지지하거나 박 시장과 관련 있는 인사들이 활동하는 단체들도 이 범주에 넣었다. 예를 들어, A단체는 대표가 국보법 폐지 지지 교수 성명에 참여했고,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 문재인 민주당 의원을 지지했다. B단체는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에 참여했고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과 관련해 시국선언을 했다. C단체는 민주당 의원과 박 시장 캠프 관계자가 임원이다.

특히 42곳 가운데는 통진당 관련 단체가 3곳이나 포함돼 있었다. 올해 1200만 원을 받은 특정 지역 관련 D단체는 대표가 지난해 통진당에 입당했다. 역시 1200만 원을 받은 청소년 관련 E단체는 청소년 회원들이 통진당 당원으로 입당했다.

반면 북한인권 단체나 탈북자 단체 등 보수적 성향을 띤다고 볼 수 있는 단체들은 11곳만 서울시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액수면에서도 진보 성향 단체에는 총 5억9700만 원이 배정된 반면, 보수 성향 단체에는 1억3700만 원이 지원됐다. 단체당 평균을 따져보면 진보 단체는 한 단체에 1421만 원이, 보수 단체에는 1245만 원이 지급된 셈이다.

서울시의 차별지원 논란은 취임 후 이어져 왔다. 지난해에는 그 전해에 지원 받았던 대북지원단체 9곳이 지원대상에 모두 빠져 논란이 됐다. 이에 따라 보조금 지원과 관련한 민간단체 지원방안을 재설정하는 등의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지원받는 단체의 공공성이 중요한 만큼 특정정당이나 선출직 후보를 지지한 단체를 제외하는 식으로 지원기준을 엄격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