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석기 세비박탈’ 법안 만든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세비와 자료제출 요구권을 박탈하는 내용의 법안을 이르면 이달 말 공동 발의키로 했다. 민주당이 이 법안 추진을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문화일보 10월 8일자 6면 참조)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석기 내란음모 혐의 사건’을 언급하며 “의원이 국보법 위반이나 형법상 내란의 죄를 범한 혐의로 구속 또는 기소된 때에는 해당 의원 및 그 보좌 직원에 대하여 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핵심으로 한 법안을 여야 공동으로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으로, 의원이 반국가단체의 구성, 찬양·고무, 회합·통신 등 국가보안법 3∼9조의 죄를 범한 혐의로 구속되거나 기소된 때에는 수당,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보좌진에 대한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이 의원은 세비를 받지 못하고 유급 보좌관을 고용할 수 없게 된다.

윤 수석부대표는 “법안의 핵심 내용에 대해서는 여야 원내대표들 간에도 이미 합의가 이뤄진 상태”라며 “몇가지 세부적인 내용만 수정하면 10월 말이나 11월 초쯤에는 여야가 공동으로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또 반(反)국가 범죄에 가담한 국회의원은 정부와 행정기관에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없도록 하는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도 조만간 발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윤 수석부대표가 추진 중인 해당 법안에 따르면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되거나 기소된 때에는 그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서류제출 요구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위반이나 내란음모 등 국가의 안전보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대한 범죄 혐의가 있는 의원의 경우에는 제출받은 서류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우려가 있으므로, 서류제출 요구 권한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여야가 공동으로 추진중인 이들 개정안은 지난 10월 초 국회 법제실의 심사까지 마치고, 지난 11일 민주당 지도부에도 전달됐다. 정성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들 법안은 민주당에서 먼저 제안해 여야가 공동으로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제재 대상 의원을 구속기소된 의원으로 한정하고, 국보법의 경우 적용 대상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수정해 발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는 지난 9월 3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된 이석기 의원 제명안을 두 달 가까이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법안은 당분간 제명안 처리가 되지 못할 것에 대비한 우회 대응책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일훈 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