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정치인 금융거래 불법조회” 정치권 제기에 금감원 “동명이인”

신한은행이 정·관계 인사의 금융거래를 불법 조회했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된 가운데 ‘정당한 절차’를 거쳤다는 데 금융당국이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주목된다. 금융감독원 등이 확인한 결과, 신한은행이 금융거래 내역을 조회한 대상자는 정치인이 아니라 해당 정치인과 이름이 같은 동명이인이었고, 조회 과정도 합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식(민주당) 의원은 17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한은행이 2010년 4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야당 중진 의원을 포함한 정·관계 주요 인사들의 고객 정보를 지속적, 반복적, 불법적으로 조회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신한은행 경영감사부 및 검사부 직원들은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의 친인척과 지인들, 박지원·박병석·박영선·정동영·정세균 등 민주당 중진 의원들에 대한 고객정보를 본인 동의 없이 수개월 동안 조회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신한은행은 17일부터 밤새 전수조사를 실시했고, 18일 오전 전수조사를 마무리했다.

금감원 등에 따르면 신한은행 전수조사 결과 김 의원 등이 불법 금융거래 조회를 했다고 주장한 대상은 정치인이 아닌, 정치인과 동명이인인 고객 또는 신한은행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금융거래 조회 과정에 있어서도 불법성이 없는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 입금·이체 등의 거래가 발생하면, 은행 감사부는 의무적으로 해당 거래가 실제 일어난 거래인지, 거래에 이상이 없는지 등을 상시검사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금융거래 조회도 이 같은 차원에서 이뤄진 정상적인 ‘내부 통제’ 결과라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조사결과로는 불법 여지가 없어 보인다”면서도 “향후 불법 정황이 확인될 경우 검사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