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6.18 화요일
전광판
Hot Click
북리뷰
[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10월 18일(金)
스스로 불밝힌 인류, 문명을 빚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인간이 만든 빛의 세계사 / 제인 브록스 지음, 박지훈 옮김/을유문화사

선사시대 석등부터 발광 다이오드(LED)에 이르기까지 인공조명의 역사를 추적한 책의 제목이 ‘빛의 역사’가 아니라 ‘빛의 세계사’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인공조명이라는 틀로 혹은 인공조명을 매개로 한 인류 문명사·미시 문화사이다.

50만 년 가까이 인류에게 불은 ‘빛’이 아니라 몸을 따뜻하게 하고 음식을 데우기 위한 ‘열’로 쓰였다. 이 긴 시간 동안 사람들의 일과는 자연조명인 해에 좌우됐다. 밤이 되면 일과도 멈췄다. 하지만 빛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은 석등을 만들고, 석등은 촛불로 대체되고, 고래기름 램프와 전구로 진화하면서 문명을 일궈가게 된다. 인공조명으로 어둠 속에서도 일을 할 수 있게 됐고, 노동시간은 유연해졌으며 긴 저녁시간을 누리게 됐다. 얼마나 많은 시와 소설과 음악이 어두운 밤에 쓰여졌는지, 얼마나 많은 역사적 사건과 위대한 사랑이 어둠 속에 이뤄졌을지를 생각할 때 조명이 없었다면 인류의 현재는 있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미시적 사물의 이면과 역사를 추적하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는 역사 전문 작가인 저자는 이 같은 프레임 아래 인공조명의 세계사를 추적한다. 이에 따르면 18세기 중반까지 사람들은 집에서 양초를 만들어 썼고, 18세기 후반에도 런던, 파리, 암스테르담에는 주민들의 창턱 램프가 가로등을 대체했다. 이어 18세기 수많은 포경선들은 고래기름을 얻기 위해 바다로 나갔다. 수지 양초를 쓰는 사람들이 대다수였고 유채씨 기름도 많이 썼지만 고래기름은 값이 쌌고 공급량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19세기 초에 이르자 영국의 공장들은 수지와 고래기름으로는 더 이상 만족할 수 없게 됐고 가스불이 대안으로 입지를 구축했다. 이어 저자는 에디슨의 백열등 발명, ‘차디찬 빛’ 형광등 시대, 전기 발전소와 전력망 보급까지 훑어간다.

당연히 저자는 이 같은 인공조명이 인류의 문명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기술한다. 예를 들어 그는 나이아가라 폭포 발전이 만든 세계사를 이렇게 정리했다. “발전기는 인간의 의지가 보이는 물체로 구현되고, 인간의 생각이 쉽고 제어할 수 있는 실체로 변환된 증거였다. 발전기가 청결하고 소음 없이 강력한 힘을 내면서 초기 기계가 일으킨 소란스러운 굉음은 저 멀리 사라졌고 연기, 석탄 부스러기, 그을음은 자취를 감췄다. 작은 핸들과 레버가 달린, 눈이 부시도록 깨끗한 스위치 버튼은 잘 훈련되고 순종적인 수백만 일꾼을 합친 것보다 더 큰 힘을 조절할 수 있는 제국의 왕좌였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mail 최현미 기자 / 문화부 / 부장 최현미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윤석열·강용석·조윤선·이정렬…파란만장 ‘연수원 23기’
▶ 욕정 주체 못한 황후도 매춘했던 ‘향락의 제국’
▶ 전설들도 따돌린 류현진…개막 후 14경기 ERA 다저스 역..
▶ 윤석열과 ‘악연’ 황교안, 이젠 제1야당 대표…청문회 격돌..
▶ 50代 판사, 법원서 판결직후 심장마비로 ‘사망’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檢, ‘문화재거리 투기 의혹’ 관련부패방지·실명法 위반 혐의 기소토지 26필지·건물 21채 등 매입보좌관도 딸 명의로 부동산 투자 검찰이 ..
ㄴ 손혜원, 전재산 걸겠다했는데… 檢 ‘기밀이용 투자’ 등 위법 결론..
ㄴ 목포 원도심 건물 14채 매입 ‘손혜원 타운’ 의혹… “영부인과 절친..
욕정 주체 못한 황후도 매춘했던 ‘향락의 제국’
전남편 유가족, 고유정 친권상실 법원에 청구
“당 내부 ‘슈퍼 갑’ 마인드가 결국 황교안브랜드 망..
line
special news 전설들도 따돌린 류현진…개막 후 14경기 ERA ..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다저스 전설의 투수들을 따돌리고 또 한 번 미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

line
윤석열·강용석·조윤선·이정렬…파란만장 ‘연수원 2..
새 중앙지검장은…‘小尹’ 윤대진이냐, 기획통 이성..
2024년 인류 최초로 달 밟는 여성은 누구일까?
photo_news
아내 유골 ‘추억의 호수’에 뿌리고 남편은 심정..
photo_news
美공군, 중·러 대응 마하 5 극초음속 미사일 시..
line
[김효정의 에로틱 시네마]
illust
옆집 여성 훔쳐보고 죽음으로 내모는… 상류층의 ‘위선’
[인터넷 유머]
mark정치인과 연예인의 공통점 mark정치인과 노조의 공통점
topnew_title
number 고흥 바닷가 40대 여성 시신, 계획적 자살 무..
탈북 현인애 “北 장마당 여성 대상 권력형 성..
김정은 弔花 ‘모시기’
연예인 출신, 국가행사 차출 여전… 위로휴..
한국당 사무총장 인물難… “변화 이끌 사람..
hot_photo
소지섭, 61억원 빌라 매입···“신혼..
hot_photo
비아이 마약폭로 한서희 “악플·루..
hot_photo
개그맨 류담, 4년 전 이혼···“서로..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