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언어의 천재들 등

★ 언어의 천재들(마이클 에라드 지음, 박중서 옮김/민음사) = 메조판티 추기경은 한두 가지도 배우기 어려운 외국어를 무려 72가지나 구사했다. 이 놀라운 언어 천재를 알게 된 저자는 세상의 모든 언어 천재들을 만나기 위한 기나긴 순례를 시작한다.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언어를 매우 능숙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대가를 치러야 할까. 초다언어 구사자들은 언어 학습에 관한 매우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이 비법은 성인들의 언어 학습에 상당히 탁월한 지침이 될 수 있다. 언어 천재가 되는 길은 유전적인 혜택과 뚜렷한 노력이 수반된 열정이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열린다는 것이다.

★ 한국인의 탄생-시대와 대결한 한국인의 진화(최정운 지음/미지북스) = 저자는 지금 한국인이 한국인 자신을 잘 알고 있다는 막연한 고정관념을 깨는 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리 국학계가 이미 정리를 마쳤다고 자신해온 근대소설 작가와 작품들에 대해 전면적인 재해석과 재평가를 하며, 이를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과 사상사의 구축을 시도한다. 이를 통해 시대와 대결한 근현대 한국인이라는 인식 틀을 관철해 거대한 서사를 완성했다. 이 책은 사회과학서이자 역사서이며 문학 비평서이며, 특히 고전적 의미에서 하나의 문학(文學)이다.

★ 쟁기, 칼, 책(어니스트 겔너 지음, 이수영 옮김/삼천리) = 역사와 철학, 인류학을 가로지르며 20세기 지성사에 큰 족적을 남긴 저자의 역사철학을 집대성한 책이다. 이성주의와 객관주의 역사관에 바탕을 둔 이 책에는 역사 앞에 겸허한 르네상스인의 엄중하고도 치열한 도전과 성찰이 녹아 있다. 쟁기, 칼, 책은 바로 인류 역사의 세 가지 요소를 구현하고 있는 상징물이다. 이 상징물들은 문화와 언어, 개념, 감수성, 권력, 이데올로기, 합법화, 성문화(成文化), 테크놀로지에 이르기까지 인간 사회의 중요한 키워드와 만나면서 역사의 방향을 바꾸어 나갔다.

★ 느린 청춘, 문득 떠남(티어라이너 지음/더난출판) = 저자는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OST 음악제작으로 널리 알려진 인디음악가다. 자칭 한량음악가인 저자가 스페인과 포르투갈, 모로코의 골목길을 거닐며 생각하고 노래한 모든 이야기가 사진과 글 그리고 음악을 통해 한 권의 책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그는 넉넉지 않은 자금사정으로 비루한 숙소에서 잠들고 한 끼 정도는 과감히 건너뛰는 행보를 일삼으면서도, 여행지의 미술관은 꼭꼭 들르고 공원에서 따사로운 햇빛을 즐길 줄 아는 여유를 가진 여행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