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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10월 18일(金)
자연 그리고 인간… 아프리카 ‘속살’ 파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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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 / 존 리더 지음, 남경태 옮김 / 휴머니스트

이 책은 ‘아프리카에 관한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아프리카인의 역사에 대한 것이 아니라 지질(지리)·기후·고고·생물·언어·인류학을 총동원해 아프리카의 자연사 및 그곳에서 살아온 인류의 역사를 훑고 있다. 저자가 동원하고 있는 학문 분야는 이뿐만이 아니다. 농업경제학과 심지어 기생충학까지 섭렵한 저자는 이처럼 다양한 학제 간 연구 성과를 토대로 방대한 아프리카의 역사를 솜씨 좋게 엮어냈다. 책 제목 그대로 ‘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아프리카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육괴(陸塊)다. 대륙의 97%가 3억여 년 동안이나 원래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부분의 연대는 5억5000만 년 이상이고, 36억 년이나 된 곳도 있다.(중략) 다른 대륙들은 산맥이 형성되고 대규모 지질학적 단층이 일어나면서 풍경이 크게 변했으나 아프리카는 변화의 폭이 적었다. 10억 년 전에 생겨난 바위가 여전히 옛 모습 그대로 지평선을 장식하고 있으며, 오래된 퇴적물도 변형 과정을 거의 겪지 않았다. 지구의 구조와 역사를 처음부터 현재까지 이렇듯 명확하게 보여주는 곳은 다른 어디에도 없다.”

또 다른 대목을 보자. “언어학자들은 현존하는 가장 오랜 언어가 아프리카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공유되는 어휘와 언어 구조를 토대로 추산해보면, 전 세계의 수천 개 언어는 20개가량의 어족으로 분류된다. 그 가운데 네 어족은 나머지 어족들과 가장 먼 관계에 있는데, 그 네 가지가 모두 아프리카어다. 쿵산 부시맨이 사용하는 코이산어, 반투족의 언어인 니제르-콩고어, 마사이 유목민이 사용하는 나일-사하라어, 에티오피아와 북아프리카에서 사용하는 아프리카-아시아어가 그것이다. 오늘날 가장 오랜 화석들이 발견되는 동아프리카에서 쓰는 언어들이 그 네 어족에 속한다.”

이처럼 다양한 학문 분야를 넘나들며 저자는 아프리카에 대해 종합적이고, 총체적으로 기술해나간다. 심지어 역사 기록과 문학작품 등을 토대로 아프리카의 20세기 현대사까지 아우르고 있다. 예를 들어 이런 대목. “넬슨 만델라와 그가 대표하는 정치권력의 이동은 경제적 실용주의가 세계무대를 지배하는 시대에 통합과 이념의 가치를 확인시켜준다. 그와 남아프리카는 전 인류에게 희망을 준다. 그것은 바로 오랫동안 절망 이외에 아무것도 낳지 못했던 대륙에서 솟아난 희망이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역사는 두 가지 방식으로 다뤄져 왔다. 하나는 아프리카를 다른 대륙(특히 유럽)과의 관계 속에서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는 ‘바깥에서 본 아프리카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아프리카인의 눈으로 본 아프리카의 역사’다. 즉 아프리카 출신 지식인들이 바라보는 역사라고 하겠다. 이는 주체적이긴 하지만 근대 시기 서구의 침탈과 관련한 역사가 강조된다. 다시 말해 이념적 측면을 강하게 띠고 있다.

저자의 시각은 이 두 시선과 거리가 있다. 영국 태생이면서도 아프리카에서 오랜 기간 살아온 저자는 유럽 중심주의적 시각에서도, 아프리카 민족주의적 관점에서도 자유롭다. 아프리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고 하겠다. 런던에서 태어나 18세 때 남아프리카로 이민을 간 저자는 20대 중반부터는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10년을 살았다. 당시 사진기자로 재직한 저자는 아프리카 곳곳을 돌아다니며 숱한 분쟁 현장을 목격하기도 했다. 유럽인이나 아프리카인에 국한되지 않는, 보다 객관적인 시각을 갖게 된 배경이다.

아프리카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을 갖기 원한다면 이처럼 방대한(900장가량) 책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며, 대륙의 탄생과 생김새, 그 안에 공존하는 자연과 인간의 오래된 역사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 책을 펼쳐보시길. 아프리카에 대한 총체적 인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영번 기자 zero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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