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조상은 한 種”… 기존 진화론 뒤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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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13-10-1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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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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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생 인류가 여러 종(種)으로 나뉘어 진화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모두 같은 ‘하나의 종’으로 봐야 한다는 새로운 학설이 제기됐다.

‘호모 하빌리스(도구인)’ ‘호모 루돌펜시스(루돌프인)’ ‘호모 가우텐젠시스’ ‘호모 에스가르테르’ 등 현생 인류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종의 인류가 진화해 지구상에 존재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학설이었지만, 여러 종의 초기 인류 특징을 한꺼번에 가지고 있는 ‘드마니시 호미닌스’ 유골들과 비교 분석한 결과 하나의 종, 즉 넓은 의미의 직립인간을 의미하는 ‘호모 에렉투스’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조지아국립박물관, 미국 하버드대,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팀은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근호(18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기존 인류진화이론을 뒤엎는 파격적인 주장을 제기했다고 뉴욕타임스, BBC, 가디언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팀 화이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고인류 학자들이 인류 화석의 작은 차이점에 주목해 새로운 이름을 붙이면서 인류진화의 가지가 너무 많아졌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인류진화의 새로운 척도”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 “드마니시 호미닌스의 척도로 인류진화의 나뭇가지들을 대거 쳐내버릴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BBC 등 외신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사실이라면, 호모 하빌리스 등 여러 종이 과학 교과서에서 영원히 사라지고 호모 에렉투스란 명칭만 남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드마니시 호미닌스는 지난 2007년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로부터 약 93㎞ 떨어진 작은 마을 드마니시의 한 구덩이에서 발굴됐다. 추정 시기는 홍적세 초기인 약 18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호모 에렉투스가 등장한 시기보다 약 10만 년쯤 앞선 시기의 성인 남성 2명, 노인 1명, 여성 1명, 어린이 1명 등 5구의 유골이 완벽한 형태로 한꺼번에 발굴되기는 학계에서 유례없는 일이었다.

치타 등 고양이과 동물 뼈와 함께 발굴된 것으로 볼 때 이들은 사냥을 하다가 수백 년의 시차를 두고 차례로 구덩이에 빠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5구의 유골이 기존 인류진화 학설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작은 두뇌(약 550㎠), 큰 치아, 긴 얼굴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그동안 인류진화학계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지난 6년 동안 드마니시 호미닌스를 다른 유골들과 비교 분석한 결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인류 조상들을 각각 다른 별개의 종이라기보다는 호모 에렉투스의 ‘정상적인 변형’들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다국적 연구팀을 이끈 조지아국립박물관의 다비드 로드키파니체 박사는 앞서 2009년 영국 서리대 세미나에서 “드마니시 호미닌스는 현생인류와 같은 속(屬)인 호모 에렉투스의 원시 조상일 수 있으며, 이는 호모 에렉투스의 기원이 아프리카가 아닌 유라시아 지역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한편 BBC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아직은 규명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는 조심스러운 반응도 적지 않다고 17일 보도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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