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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착한 경제, 이제는 사회적 기업이다 게재 일자 : 2013년 10월 21일(月)
‘경제성 + 친환경’… 버려진 목재, 새 가구로 부활
2부, 대기업돚사회적기업 상생 현장 - (33) 문화로놀이짱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문화로놀이짱’의 작업실에서 직원들이 원목 재료와 작업도구 등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9명의 20∼30대 젊은이들이 일하고 있는 ‘문화로놀이짱’은 버려진 목재들을 이용해 새로운 가구와 물건 등을 생산해 내는 사회적기업이다. 이미 유해성분이 빠져나간 건강한 재료들인 데도 버려졌다는 이유만으로 매립되거나 소각되는 목재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 보자는 사업모델이다. 경제적이면서도 환경주의적인 사회적 가치가 엿보인다.

17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문화로놀이짱 작업장에서 목공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직원들의 눈빛이 뜨겁다. 수출용 폐컨테이너를 재활용해서 만든 이 작업장은 ‘명랑에너지발전소’라고 불린다. ‘드르릉 드르릉’ 나무 자르는 소리와 나무 분진이 가득한 가운데 정리함, 독서대, 책상, 의자 등 많은 다양한 물건들이 탄생한다.

안연정(36) 문화로놀이짱 대표는 “일상에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데 몰입해 보는 경험은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이라며 “생산활동 자체가 환경보호 활동이 될 수 있고 물건에 새로운 가치를 새긴다는 데서 더 큰 노동의 기쁨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문화로놀이짱은 2010년 지금의 사업모델을 갖췄다. 각 가정에서 버려진 가구나 생활용품에서 나온 원목을 수거해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새로운 원목 생활용품을 만드는 생산활동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기 시작했다. 가구 버릴 일이 생기면 그냥 버리지 않고 문화로놀이짱에 수거 신청을 하는 시민들이 많아 작업 재료는 나날이 축적된다. 안 대표는 “지구에 있는 나무를 베어내 가구로 만들어 쓰다가 버리는데 버린다고 그 나무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에 착안했다”며 “오래된 가구에 쓰인 나무들은 오히려 요즘 가구보다 좋은 나무를 재료로 한 데다 건조상태도 훨씬 좋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활용하면 좋은 가구, 오래 쓸 수 있는 가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로놀이짱에 모인 폐가구들은 우선 해체 과정을 거친다. 크기별, 종류별로 목재를 구분해 창고에 차곡차곡 저장해 놓는다. 창고는 자료들을 축적해 놓는다는 의미에서 ‘도서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가구 주문이 들어오거나 가구 만들기 시민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마다 도서관에서 적절한 목재를 골라 생산활동에 돌입한다. 식탁, 의자, 수납장 등 가정가구부터 교회의자, 공공기관의 사무가구 등 주로 맞춤가구 제작이 주를 이룬다. 의뢰가 들어오면 공간 전체 인테리어도 진행한다. 얼마 전 마포구 상수동에 새로 문을 연 한 카페 인테리어 전체를 해냈다. 문화로놀이짱의 손길로 반짝반짝한 새 가구로 멋을 낸 상업 공간과 차원이 다른 고풍스럽고 아늑한 카페 공간이 태어났다. 안 대표는 “단순히 가구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행위를 넘어 문화로놀이짱이 품고 있는 새로운 감수성에 공감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짧은 주기로 사고 버리는 행위가 반복되는 현대인들의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 다시 쓰고 오래 쓰는 물건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생산을 한다”고 말했다.

문화로놀이짱의 가구가 자리한 곳 중 가장 대표적인 공간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시청 집무실이다. 지난해 9월 새로 지은 시청사가 문을 열면서 문화로놀이짱은 시장 집무실 책상 제작 주문을 받았다. 많은 시민들의 염원을 실현해 달라는 의미로 3년 동안 서울 각지에서 모인 목재들을 이어 붙여 책상을 만들었다. 목재 조각마다 서려 있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꼬리표를 달았다. 서울시민의 에너지가 결집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책상이라는 점에서 박 시장도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문화로놀이짱은 주문제작 이외에도 많은 프로그램들을 통해 시민들이 문화로놀이짱이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생활가구 제작법을 연구하고 배워볼 수 있는 ‘목공워크숍’, 자립과 협력의 생활방식을 연구하는 ‘명랑오픈 아카데미’, 어느 시민이나 마음껏 창작해 볼 수 있는 자립(DIY)공방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있다. 유료인 데도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신청자가 꽉 찰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가구, 자전거, 칼, 시계 등 망가진 물건들을 고쳐주는 ‘해결사들의 수리병원’도 비정기적인 행사로 진행하고 있다. 안 대표는 “정든 물건이라도 아프면 버리게 되는 것이 현대인들의 소비 패턴인데 새걸로 교체하지 않아도 치료하면 다시 오래도록 쓸 수 있다”며 “수리병원 운영을 위해 동네 자전거 가게 아저씨, 시장에서 칼 가는 아저씨 등을 섭외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단순한 생산활동을 넘어 더 큰 의미의 노동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 그래서일까 명랑에너지발전소라는 노동의 현장에 있는 직원들의 표정은 직장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명랑했다. 자유분방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일터는 대학 동아리방을 연상케 했다. 안 대표는 “요즘엔 이런 회사가 인기이지 않냐”며 “엄연히 생산이 이뤄지고 직원들 월급 주는 회사이고, 직원들이 서로 친구 같아 보여도 이곳에 취직하기 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는 없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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