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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착한 경제, 이제는 사회적 기업이다 게재 일자 : 2013년 10월 28일(月)
28개국에‘착한 관광’… 매출 3년새 7배 뛰어
여행객은 ‘낭비없는 색다른 경험’… 여행지는 수익 극대화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  공정여행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 ㈜트래블러스맵 직원들이 각자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여행 중 얻은 소품들을 하나씩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munhwa.com
국내 1호 여행부문 사회적기업인 ㈜트래블러스맵에서는 고객을 ‘세상을 변화시키는 여행자들’이라고 칭한다. ‘공정여행’을 추구하는 이 업체의 이름에도 ‘여행자의 지도’라는 사전적 의미와 함께 ‘여행자가 놀라운 세상을 만든다(Travelers Make an Amazing Planet)’는 뜻이 담겨 있다. ‘착한여행’이라고도 불리는 공정여행은 ‘공정무역’에서 따온 개념으로 여행자와 여행대상국의 국민들이 평등한 관계를 맺고, 환경오염과 문명파괴, 낭비를 지양하며 여행대상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는 여행을 일컫는다. 트래블러스맵 홈페이지에는 ▲방문한 지역의 사람들이 직접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게 한다 ▲탄소배출의 최소화를 위해 대중교통·도보 등을 이용하고, 경로를 최소화하는 여행을 기획한다 ▲여행지의 문화·역사·사회·경제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현지 가이드를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한다 등의 ‘여행개발원칙’이 쓰여 있다.

2부, 대기업·사회적기업 상생 현장 - (34) 트래블러스맵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영신로 하자센터 내 트래블러스맵 사무실에서 만난 40여 명의 직원들은 좁은 공간에서 일하면서도 모두 자신의 일에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는 듯 밝은 표정이었다.

지난 2009년 항공권 발권 방법도 잘 모르는 여행 문외한들이 창업한 이 회사는 현재 20여 개의 국내여행 상품과 28개국을 여행하는 30여 개의 해외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북미와 북유럽, 오세아니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국가에 고객을 보내고 있으며 특히 공정여행을 하는 여행사 중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 상품을 운영하는 업체는 이 회사가 유일하다.

트래블러스맵이 여타 여행사들과 가장 차별화된 점은 ‘여행’을 새로운 시선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같은 지역을 가더라도 색다른 재미와 독특한 경험을 안겨준다. 이광재 해외여행팀장은 “회사 창립 초기에는 다른 업체에서 안 가는 지역 개발을 위해 힘썼지만 사업을 확대하며 장소보다는 내용의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캄보디아의 경우 다른 여행사들은 앙코르와트 사원이 있는 시엠립을 주로 가지만 우리는 프놈펜에서 차를 타고 3시간쯤 가야 하는 반티아이츠마로 가서 홈스테이를 하고, 그곳 주민들과 모닥불을 피워놓고 춤을 추는 등 다양한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 회사는 해외여행시 다국적기업이 운영하는 업체가 아닌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박시설을 이용하고, 요리교실이나 기념품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넣는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또 동물을 이용한 관광에 참여하지 않으며 환경파괴를 줄이기 위해 여행 중 일회용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사공영익 국내여행팀장은 “코끼리 트레킹을 절대 하지 않고, 돌고래쇼나 악어쇼도 보지 않는다. 동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동물들이 그렇게 하기까지 잔인한 방법으로 길들이는 것”이라며 “국내여행에서는 물병을 가지고 다니며 우리가 들르는 식당에도 종이컵과 나무젓가락을 쓰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본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하고, 인솔은 우리 직원들이 하지만 여행지에서는 현지 해설가를 고용해 그분들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듣게 한다”고 덧붙였다.

트래블러스맵의 여행상품은 다른 여행사보다 2배 정도로 가격이 높다. 하지만 직원들은 “비싼 게 아니라 적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공 팀장은 “캄보디아 상품의 경우 다른 여행사는 60만∼70만 원 정도 받지만 우리는 120만∼130만 원 정도”라며 “우리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와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기 위해서다. 저가 상품을 파는 여행사들은 현지 여행사에 제대로 돈을 주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현지에서 고객들에게 쇼핑을 강요하는 일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몇 년 전에 태국에서 한국인 여행객을 상대하는 가이드들이 한국 여행사와는 일하지 않겠다며 파업을 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아무리 공정여행이라는 좋은 의미가 있어도 재미가 없고, 불편하다면 고객으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회사 직원들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민혜 꼼지락사업팀장은 “고객들로부터 ‘공정여행이라서 좋았다’가 아니라 ‘여행이 정말 좋았는데 알고 보니 공정여행이었다’는 말을 듣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내 여행은 직원들이 전 과정을 100% 경험한 후 상품을 내놓는다. 고객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하루에 7끼를 먹은 적도 있고, 여러 명의 직원들이 각기 다른 숙소에서 자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사회적기업은 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활동을 하면서도 기업이 유지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이윤을 추구해야 한다. 트래블러스맵은 창업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창업 첫 해 3억5000여 만 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2010년 5억3000여 만 원, 2011년 12억5000여 만 원, 2012년 24억9000여 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대기업과의 상생관계도 잘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에 2억 원을 투자한 미래에셋은 매년 5∼6회의 직원 연수를 이 회사에 맡겼으며 SK E&S도 1년에 2차례에 나눠 전 직원 여행을 진행하고 있다. 강인정 경영기획팀장은 “대기업 매출액이 전체의 15%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성장동력은 바로 ‘단골고객’이다. 트래블러스맵을 통해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 중 많은 수가 이 회사를 다시 찾고 있으며 새로운 지역 답사에까지 참여하고 있다. 또 몇몇 단골고객들은 아예 주주가 되기도 했다. 사공 팀장은 “한 곳에 수십번을 가도 매번 설렌다. 고객들은 여행지에 대한 설렘이 있지만 우리 직원들은 새로운 고객에 대한 설렘이 있다”고 고객을 대하는 직원들의 자세를 전했다.

트래블러스맵은 여행사업 외에 교육사업과 컨설팅사업도 펼치고 있다. 고등학교 과정 대안학교인 ‘로드스꼴라’에서는 여행을 하며 공부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를 나온 학생들은 트래블러스맵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하며 사회를 배우고, 그중 일부는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기도 한다. 또 상·하반기 6개월씩 나눠 초·중·고 학생 대상 주말 여행학교 ‘지구별 여행자’도 진행하고 있다. 강 팀장은 “공정여행 기획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교육을 하고 있다”며 “또 지방자치단체의 마을 스토리텔링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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