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 옆집 딸보다 왜 학교생활서 뒤처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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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심리학 / 마이클 거리언 지음, 안진희 옮김 / 위고

“요즘 남자아이 키우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아이들이 길을 잃기 십상이에요. 남자아이들은 저 혼자서 다 잘해낼 것처럼 보여도 절대 그렇지 않답니다. 남자아이들에게는 팀이 필요합니다.”

두 아들, 다섯 명의 손주를 둔 미국 조지아주 카렌 올브라이트는 ‘남자아이 연구 전문가’인 저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남자아이 기르기의 어려움, 사회적 관심과 지원을 일깨운다. 이 같은 제안에 딸을 기르는 입장에선 “오히려 딸 기르기가 더 신경 쓰인다”거나 “아들이든 딸이든 힘든 건 마찬가지”라고 볼멘소리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저자는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학교에 출석하지 않거나 중퇴하는 비율이 높고, 폭력조직에 쉽게 휩쓸린다는 미국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취약해진 소년들’의 문제를 제기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근래 학교 회사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세가 두드러지고 두각을 나타내는 여자아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남자아이들이 뒤처지자, 기 눌린 아들 기르기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성별 차이에 따라 아이들의 발달과정을 연구하고 실제 교육에 적용하도록 전문가들을 훈련시켜 온 저자. 그는 이 책에서 “각 문화권에서 남자아이들이 위축되고 불안정하고 위험한 삶을 살고 있다”며 “남자아이들이 학습 의욕뿐 아니라 삶의 지도와 존재 의의의 발견 등에서도 명확한 역할의식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소년들은 길을 알려 주지 않으면 어찌할 바를 모른 채 그냥 서 있거나 자기 안의 세계로 들어가 버린다는 것.

저자는 소년들이 ‘심리적·환경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삶의 목표의식을 찾을 수 있는 방안’으로, 부모를 포함한 공동체 양육, 학교 시스템 개선 및 의미있는 도전으로서 통과의례를 제시한다.

“미래에 대해 생각할 때 무엇이 가장 설레고 무엇이 가장 두렵니?” “뭘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니?” “사람들을 어떻게 돕고 싶니?” “요즘 누구랑 가장 많이 놀고 싶어? 그 이유는 뭐야?” “가까운 사람 중에서 어떤 사람이 네게 가장 큰 영향을 주니?”

이 책에서 항목별로 제시한 ‘남자아이에게 꼭 필요한 질문들’은 남자아이는 물론 여자아이의 교육용으로도 적용해 봄직하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