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이냐 국회의원이냐’ 현역 배지들 저울질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이전 어느 지방선거보다도 현역 국회의원들의 도전이 많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문제는 거론되는 배지들이 국회의원직과 단체장을 놓고 어디를 택할지가 고민이라는 점이다. 소속 정당으로서도 단 한 석이 아쉬운 상황에서 배지를 내놓으라 강요하기도, 그렇다고 중차대한 지방선거에 중량감 있는 현역 의원들을 배제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1일 여야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쟁자로는 새누리당에선 정몽준 의원이, 민주당에선 박영선·추미애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추 의원은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당내 경선의 열기도 예상보다 달아오를 전망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불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경기도지사 선거는 여야 의원들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여당에선 원유철·정병국 의원 등이 구체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아직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안전행정부 장관인 유정복 의원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영환·김진표·원혜영 의원이 공개적으로 출마를 언급하고 도내 행사에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영길 인천시장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상은·이학재 의원 등이 꼽힌다. 본인은 강력히 고사하고 있지만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적임자로 추천되고 있다. 민주당은 자당 시장인 송 시장을 의식해 적극적인 행보는 자제하고 있어도 문병호·신학용 의원 등이 인천시장에 뜻을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전시장 후보로는 박성효 새누리당 의원, 박병석·이상민 민주당 의원 등이 꼽히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에선 당내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부산시장 선거엔 박민식·서병수 의원 등이 감정싸움까지 불사하며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대구시장엔 서상기·조원진 의원 등이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으며, 울산시장에는 김기현·정갑윤 의원 등이 출마 가능성을 공공연히 언급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선 전남도지사 선거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김영록·이낙연·주승용 의원 등이 수시로 지역구에 머물면서 세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만용·조성진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