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현장을 가다>수천만원 경영컨설팅비 무료 ‘풀뿌리 경제’에 300억 ‘단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4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굿데이굿플라워에서 우리은행 직원들이 조형민(왼쪽 두 번째) 굿데이굿플라워 본부장과 사업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대출해주고 이자만 꼬박꼬박 받는 곳이 은행인 줄 알았는데 수천만 원에 달하는 경영컨설팅을 무료로 해주더군요. 은행 덕에 회사가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4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굿데이굿플라워. 콜센터를 운영하며 신용카드사 등에 텔레마케팅(TM)을 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 9월 15일부터 한 달간 우리은행으로부터 경영컨설팅을 받았다.

조형민 굿데이굿플라워 본부장은 “우리은행으로부터 한 달간 컨설팅을 받으면서 ‘창조금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은행이라는 데가 단순히 대출해 주고, 이자만 꼬박꼬박 받는 곳인 줄 알았는데 한 달여에 걸쳐 무료로 경영컨설팅을 해주며 우리 기업이 지속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 주는 것을 보고, 이게 바로 ‘창조금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줄어드는 순익에 위기를 느꼈고, 마침 우리은행의 도움을 받아 수천만 원이 드는 양질의 경영컨설팅을 무료로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컨설팅을 통해 우리를 ‘객관화’할 수 있었다”며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됨에 따라, 비용절감 방안 마련 등 미래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히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 회사를 컨설팅 대상으로 선정하기까지 고민이 없었던 게 아니었다. 전국 997개 우리은행 지점을 거래하는 수많은 기업에서 컨설팅을 신청하는 등 컨설팅을 원하는 기업은 넘쳐나는데, 우리은행이 연간 컨설팅을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은 많아야 130건 정도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기업은 매출액 200억 원 정도의 중소기업으로, 향후 이 기업에 대해 대규모 여신이나, 퇴직연금 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생각을 달리했다. 기업의 미래를 보고, 기업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향후 은행이 수익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금융 생태계 ‘선순환’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윤성후 우리은행 중소기업전략부 팀장은 “튼튼한 중견기업에는 다른 은행들이 줄을 서서 대출을 하려 하는 등 경쟁적으로 관계를 맺으려 한다”며 “이에 우리은행은 기업의 미래를 보고, 기업과 장기적인 관계를 맺고 돕는 것이 창조금융이라 생각해 굿데이굿플라워와 같은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은행의 관심은 온통 중기, 사회적 기업 지원에 쏠려 있다. 경영컨설팅뿐 아니라 건강한 금융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양한 중기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9월 중기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및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과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중소기업 지원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우리은행은 향후 3년간 창업초기 중기에 대한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 및 해외진출 중기에 대한 글로벌 금융지원, 우수 중기 제품 판로지원 등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사회적기업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고용노동부와 ‘사회적기업 생태계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정부중앙부처와 금융회사 간 공조로 사회적기업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한 펀드출자 50억 원, 사회적기업 및 취약계층 종업원을 위한 금융지원 150억 원, 경영컨설팅 및 판로구축 등 인프라 지원 50억 원, 사회적기업이 생산한 제품구매에 50억 원 등 향후 5년에 걸쳐 약 300억 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