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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11월 08일(金)
세계적 비평가의 직설적 독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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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 /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여러분의 서재에서 앨런 불록, 요아힘 페스트, 휴 트레버 로퍼가 쓴 히틀러 전기는 모두 내다버려도 상관없다. 그러고 나서 비교적 짧은 책인 ‘히틀러의 의미’만 읽으면 된다.”

이언 커쇼가 쓴 ‘히틀러 1889∼1936 오만’에 대한 서평 중 한 대목이다. 이처럼 직설적이고 가차 없는 글을 쓴 사람은 누굴까.

세계적인 정치학자 겸 저널리스트로, 영미권 최고의 비평가이자 논쟁가로 명성을 날렸던 크리스토퍼 히친스다. 그는 2005년 가을 미국의 권위 있는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와 영국 정치평론지 ‘프로스펙트’가 함께 조사한 ‘100대 공적 지식인’ 독자 투표에서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책은 히친스의 마지막 숨결까지 담긴 독서에세이 선집이다. 2011년 12월에 숨진 그의 생전에 출간한 마지막 선집이자 다섯 번째 선집으로, 그의 선집 ‘ARGUABLY’를 두 권으로 분권한 것 가운데 두 번째 책이다. 원서는 모두 여섯 개의 부로 구성돼 있으며, 그 가운데 서평을 모은 두 개의 부를 이 책에 실었다.

피터 애크로이드의 ‘뉴턴’에서부터 피터 마틴의 ‘새무얼 존슨 전기’, 카를 마르크스의 ‘뉴욕 트리뷴에 보낸 기사들: 카를 마르크스의 기사 선집’, J K 롤링의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팻 뷰캐넌의 ‘처칠, 히틀러 그리고 불필요한 전쟁’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의 책을 촌철살인의 필치로 해부한다.

“괴테가 말하길, 화가는 진짜 인간에게서 보고 사랑을 느낀 아름다움만을 성공적으로 묘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언론의 자유 또한 그 아름다움을 사랑하게 된 사람만이 지킬 수 있다.” 저널리스트인 히친스에게 중요한 주제는 단언컨대 ‘표현의 자유’였다.

표현의 자유는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 책의 2부를 아우르는 제목도 ‘전체주의의 유산’으로 전체주의와 관련한 여러 논점이 서평 형식으로 담겨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의 나치와 파시스트를 전체주의의 대명사로 꼽을 수 있지만, 저자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종교적 독단주의도 전체주의의 하나로 본다. 이슬람 독재정권이나 테러리스트에 민감하고 격렬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의사로부터 식도암으로 기껏 1년 정도밖에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은 히친스는 이 책에 실린 글 중 일부를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심정으로 투병 중에 썼다.

책에서 가장 늦은 2011년에 쓴 필립 라킨의 ‘모니카에게 보내는 편지’에 대한 서평의 마지막은 라킨의 시 한 구절을 인용하며 끝맺는다. 삶을 마무리하며 던진 이 시 구절은 의미심장하다. “우리의 거의 본능적인 거의 진실:/ 우리에게서 살아남을 것은 사랑이라는 것.”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e-mail 김도연 기자 / 전국부 / 부장 김도연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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