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 共生으로 윈윈하라>입시교육에 찌든 미래 고객 ‘힐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최로 지난 2일 열린 ‘제1회 소녀, 달리다’ 달리기 축제 행사에서 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이 궂은 날씨임에도 비옷을 입고 출발하고 있다. 현대해상 제공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 700여 명에 달하는 여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평화의 광장과 하늘공원을 순환하는 ‘4.2195㎞’의 코스를 달리고 있었다.

이날 행사가 눈에 띈 것은 정규 마라톤 코스(42.195㎞)의 10분의 1 규모인 ‘미니마라톤’이어서가 아니었다. 행사 주최측인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여학생들의 신체와 인성의 올바른 성장을 돕자는 취지로 선보인 신개념의 사회공헌활동인 ‘소녀, 달리다’란 청소년 육성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11월 초입의 쌀쌀한 날씨에 비까지 내렸지만 마라톤을 완주한 학생들의 의지는 다부졌다. 서울 구로구 고원초교 6학년 강모 양은 “운동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는데 친구들과 같이 하니 재미있고 더욱 친숙해지는 것 같아 즐겁다”면서 “처음에는 먼 거리를 뛸 수 있을까 걱정도 했는데 완주하고 나니 뿌듯하다”고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완주한 학생들에게는 성취감을 느끼도록 본인 사진이 들어간 완주증이 발급됐다. 또 완주증 한 장마다 일정 금액이 아프리카 학생교육프로그램에 기부돼 나눔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했다.

현대해상은 학교체육이 학생들의 체력증진은 물론, 협동심과 배려심을 키우고 인성과 학업능력을 올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점에 주목해 서울대 산학협력기관인 와이즈웰니스와 함께 ‘소녀, 달리다’를 기획했다.

지난 9월부터 서울시 20개 초등학교 4∼6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방과후 학교 등에 무상지원되는 프로그램으로 달리기, 활동게임 위주로 진행된다. 4.2195㎞ 달리기 축제는 이처럼 수업 중에 쌓은 달리기 기술과 체력을 실제 장거리 달리기에서 시험해 보도록 하자는 의미에서 실시됐다.

학생들이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한창 성장을 할 시기인데도, 선행 학습과 입시위주의 교육에 찌들어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프로젝트인 셈이다.

박윤정(여·42) 현대해상 CS지원부장은 “청소년 시기의 적절한 운동은 평생의 건강을 지키는 좋은 습관을 기르고 사회성, 자신감 등 정서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면서 “청소년들이 다방면으로 이로운 운동을 가까이 해 건강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소녀, 달리다’는 현대해상의 차별화된 공생활동이 금융권의 주목을 받는 이유를 잘 웅변해 준다. 정형화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사회의 구석구석을 살펴 매년 특색있는 공헌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아동과 청소년 문제에 중점을 두고 올바른 성장을 유도하기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현대해상의 ‘전매특허’로 불린다. 지난해 선보인 청소년 학교 폭력 예방 프로젝트인 ‘아주 사소한 고백’, 청소년 인성교육프로그램인 ‘틔움 교실’은 시의적절한 기획이란 평가 속에 학부모, 학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성재(53) 현대해상 최고고객책임자(CCO·상무)는 “막연히 좋은 일 한다는 생각으로 여기저기 기부하기보다 우리 모두가 천착해야 할 중요한 사회문제를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으로는 안전한 하교를 지도하는 ‘워킹스쿨버스’, 학교 주변 ‘교통안전지도 제작’, ‘어린이교통안전 인증사업’, ‘어린이교통안전음악대회’ 후원 등을 통해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활동에도 열성을 다해 뛰고 있다.

불시에 발생할 수 있는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법과 응급처치법을 전파하는 ‘하이 맘(Hi-Mom) 119교실’이나 운전이 서툰 여성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하이 카(Hi-Car) 여성운전자 교실’ 운영 등도 현대해상이 사회안전망 구축에 작지만 의미있는 밀알이 되기 위해 세심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최근 들어서는 사회적 기업가 발굴 및 지원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쇼카(Ashoka)’ 한국 법인의 창립 파트너로도 참여했다. 사회적 기업가 정신을 전파하고 ‘혁신적 사회적 기업가’를 발굴해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앞서 2005년부터는 ‘하이 라이프(Hi-Life) 자원봉사단’을 꾸려 전 임직원이 전국 30여 개 시설과 국립공원에서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매년 임직원이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기부해 장터를 연 후 판매 수익금 전액을 지역사회에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사회공헌전담팀을 구성해 체계적인 사회공헌활동 모색에 대한 회사 차원의 적극적인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