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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3년 11월 12일(火)
“성숙한 여성상 ‘고스트’ 몰리役 기대… 감성적 보이스 컬러로 바꾸려 노력”
뮤지컬계 떠오르는 신예 박지연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뮤지컬 ‘고스트’에서 여주인공 몰리 역을 맡은 박지연은 “내가 가야 할 길인지 확신이 서지 않더라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기다리다 보면 의외의 곳에서 길이 열리더라”고 말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munhwa.com
“이번엔 명실상부 여주인공을 맡았으니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겠어요.”

뮤지컬계의 떠오르는 스타 박지연(25)의 말이다. 오는 24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고스트(GHOST)’에서 몰리 젠슨 역을 맡게 된 박지연은 데뷔 이후 불과 네 작품 만에 대형 뮤지컬 여주인공을 꿰찬 신성(新星)이다. 4년 전 뮤지컬 ‘맘마미아’ 지방 공연 캐스팅을 위한 오디션에서 아무 경력도 쓰여 있지 않은 지원서를 들고 등장한 박지연은 현장에 있는 스태프를 단번에 긴장시켰다. 그녀가 오디션 곡을 부르자 모두들 귀가 쫑긋한 것. 전격적으로 발탁된 박지연의 데뷔 무대는 경기 이천아트홀에서 열린 ‘맘마미아’ 공연. 극 중 딸인 소피 역을 맡아 특유의 끼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 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지연은 당시에 대해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며 “그냥 연습하던 대로 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신인이 데뷔 무대에서 담담했다고? 믿기지 않아 재차 캐묻자 박지연은 “극 중 소피가 앉아서 시작하기 때문에 그 자세로 대기했더니 손발이 저리긴 했다”며 “떨지는 않았는데 너무 감정에 치우칠까봐 좀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아주 담대하든지 아니면 뮤지컬 배우로서의 재능을 타고났든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데뷔 이후 2년 동안 ‘맘마미아’로 큰 성장을 했던 박지연은 모든 여배우가 꿈꾸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에포닌 역을 꿰찬다. 극 중 여관 주인의 딸인 에포닌은 주인공 못지않게 비중 있는 역. ‘레미제라블’을 통해 단지 운이 좋은 배우가 아닌 실력으로 무장된 ‘천재과’임을 입증한 박지연은 올해 한국뮤지컬대상과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여우신인상을 잇달아 받았다. 말 그대로 ‘떠오르는’ 스타임을 증명한 것이다.

“올해 봄에 신인상을 받고선 ‘감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어요. 그런데 두 번째 받으니까 ‘또 탔구나, 어떡하지’ 하며 어깨가 무거워졌어요. ‘이렇게 상을 연거푸 받았는데 내가 정말 열심히 해야겠구나’ 하는 책임감이랄까, 각오를 다지게 됐어요. 그 전엔 단지 재밌고 즐겁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저를 바라보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걸 피부로 느끼죠. 이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앞으로 잘해야겠다고 거듭 다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곧 개막할 뮤지컬 ‘고스트’에서 박지연이 맡은 몰리 역은 이전 배역과는 차이가 있다. 명실상부 여주인공이기도 하지만 톡톡 튀는 캐릭터인 소피나 에포닌에 비해 보다 성숙하고 감성적인 여성상을 보여줘야 한다. 이에 따른 부담은 없을까.

“보다 감미롭게 보이스 컬러를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난 1년간 ‘레미제라블’에서 에포닌 역에 맞춰진 목소리를 다감한 몰리의 음색으로 바꾸는 거죠. 성숙한 여성상을 연기해야 하는 것은 크게 부담되지 않아요. 오히려 노래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 대사는 잊어버리지 않고 잘 외울까 걱정이죠. 저와 같이 몰리 역에 캐스팅된 아이비(박은혜) 선배에게서 많이 배워요. ‘절제된 감성’이랄까, 적절한 감정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사실 몰리는 강한 여성이거든요.”

박지연의 가녀린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은 음색엔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가슴 절절함이 물씬 묻어난다. 또 ‘샘은 죽었다’라고 외치는 연기에서도 그녀의 아픔은 고스란히 관객의 가슴을 파고든다. 그만큼 탁월한 연기력과 가창력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끼’로 똘똘 뭉친 그녀의 진면목을 무대에서 확인할 날도 불과 10여 일밖에 남지 않았다. “꼭 보러 와주세요. 결코 실망하시지 않을 거예요. 단단하면서도 여린 몰리의 아픔과 사랑을 가슴에 담아드리겠어요.”

김영번 기자 zero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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