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4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두메산골의 닭고기 생산·가공공장에서 직원들이 닭고기의 뼈를 발라내는 발골작업을 하고 있다. 전주 = 정하종 기자 maloo@munhwa.com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땐 많이 어려웠는데 이젠 저도 전문가가 됐습니다. 지난해에 아이를 낳았는데 이렇게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보람도 느낄 수 있어서 좋아요!” 지난 14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에 위치한 ‘두메산골’ 영농조합법인의 닭고기 및 훈제오리 생산·가공공장. 이곳에서 만난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주여성 키 얼라(23) 씨는 “아이를 낳기 위해 1년 정도 휴가를 받았다가 1주일쯤 전부터 다시 출근하고 있는데, 가족 같은 분위기인 이곳에서 다시 일을 할 수 있어 기쁘다”며 능숙하게 한국말을 구사했다. 이날 위생복, 위생모, 마스크 등으로 무장한 30여 명의 직원들은 각자 자신이 맡은 역할에 따라 닭고기 뼈를 바르고 용도에 맞게 자르고 포장에 이르는 작업을 능수능란하게 처리했다.
이들 직원 중엔 결혼이주여성, 지체장애인, 고령자 등 취약계층 직원 10여 명도 포함돼 있었으나 누가 일을 더 잘하는지 경쟁하듯 전문가적 솜씨를 뽐내기는 마찬가지였다. 평소 직원들이 하루에 처리하는 물량만 닭 2000여 마리, 오리 1000여 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직원들은 말을 아끼고 열심히 작업에만 매진했으나 조용함 속에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던 조정락 전북도청 경제통상진흥원(경진원) 팀장은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함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홍보에 애를 먹던 두메산골이 이베이코리아와 협업을 통해 판로를 개척한 뒤 직원들의 사기도 더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몰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각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자사 유통 플랫폼을 활용, 지역 농어민과 중소기업 판로 개척에 도움을 주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2012년 4월 전북도청 경진원과 사회적기업의 인터넷 판매 지원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 전북에 위치한 사회적기업에 대한 홍보와 판촉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회적기업 두메산골은 이베이코리아와 전북도청의 업무협약을 통해 제공되는 혜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대표기업으로 꼽힌다. 1997년 설립된 이 회사는 2012년 여름 G마켓과 옥션에 입점하기 전에는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통해서만 제품을 판매해왔다. 직접 친환경 방식으로 축산물을 생산·가공해 뛰어난 품질을 자신했지만 지방에 위치한 한계 때문에 전국적인 유통망을 개척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아 이익의 70%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는 이른바 ‘착한’ 기업이었지만 홍보를 통한 매출 극대화가 이뤄지지 않아 애를 먹었다. 두메산골은 결국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공공기관인 전북도청에 홍보 지원을 요청했고, 이베이코리아를 소개받아 G마켓과 옥션에 제품을 등록·판매하게 됐다.
이베이코리아는 메인 기획전 제품 노출, 다양한 쿠폰 지원 등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자 ‘두메산골’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평소 하루 15∼20건에 불과하던 제품 배송건수가 온라인몰 입점 이후 100건 이상으로 급증했던 것. 꾸준히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자 고객들의 상품평도 좋았다. 두메산골 제품을 추천하는 고객 비율이 90% 이상에 이를 정도였다.
이베이코리아 입장에서도 기존에 찾지 못했던 새로운 제품 수요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한여름 복날 등 기존엔 닭 제품에서만 매출을 창출했었으나 새로이 오리제품으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오리고기는 이베이코리아에서만 약 20만 마리가 판매되며 2012년 상반기 히트상품에까지 올랐다.
이베이코리아는 현재 G마켓의 ‘프리미엄 지역관’, 옥션의 ‘지역특산물 전문관’ 등을 운영하며 전국 지자체가 추천하는 먹을거리와 여행지를 선보이는 등 지역과의 상생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9월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2013 6차 산업박람회’ 단독 후원을 통해 각 지역별 대표 농축산물을 소개하기도 했다.
변광윤 이베이코리아 사장은 “농어민과 중소상인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산업을 창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생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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