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2020년 달·2030년 화성 탐사… 2017년 KSLV-2 성공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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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0년까지 달 탐사선을 발사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우주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지난 2월 나로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세계에서 11번째로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했다. 스페이스 클럽은 인공위성, 우주센터 및 발사체를 모두 갖춘 국가를 지칭한다. 올해 현재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이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해 있다. 25년의 짧은 우주개발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보여준 성취는 높게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우주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져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이에 정부는 최근 관계 부처 합동으로 국가우주위원회를 열고 한국의 우주개발을 앞당길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 및 ‘우주기술 산업화 전략’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내용과 추진 배경 등을 10문10답 형태로 살펴본다.


1. 우주개발 계획의 주요 내용은

우선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첫 우주로켓이 될 한국형 발사체(KSLV-2)의 발사 시점이 2020년 6월로 결정됐다. 같은 해 한국형 발사체를 이용한 달 탐사선도 발사될 계획이다. 2030년에는 화성 탐사도 시작된다. 한국형 발사체와 달 탐사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국내 우주산업 활성화도 적극 추진될 예정이다.

정부는 2017년까지 국내 우주시장 규모를 3배 이상으로 늘리고 우주 전문 인력도 대폭 확충키로 했다. 발사체 개발과 더불어 현재 진행 중인 다목적실용위성 개발도 꾸준히 추진된다. 특히 정부는 공공안전 및 국토·자원관리 등을 위해 해상도 0.5m 이하급 광학카메라 탑재체와 전천후 상시 관측이 가능한 고성능 레이더 탑재체를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할 방침이다.


2. 한국형 발사체와 나로호의 차이점

올해 초 발사된 나로호(KSLV-1)는 2단 발사체로 1단 추진체를 러시아가 제작했으며 2단 로켓과 탑재 위성은 한국에서 제작됐다. 1단 추진체는 2단 로켓을 지상에서 우주 상공 170㎞까지 쏘아 올리는 역할을 하며 2단 로켓은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당시 한국은 원천기술이 없어 추진체를 만들 수 없었다.

그러나 2020년까지 3단으로 개발될 KSLV-2는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또 KSLV-2는 나로호에 실린 100㎏급의 나로과학위성보다 15배 더 무거운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개발될 전망이다.


3. 선진국과의 격차는

한국의 우주발사체 나로호는 러시아(구소련)가 발사를 성공한 시점과 55년이라는 시간 차이가 난다. 당시 구소련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위성 개발에 성공했고 1957년 10월 스푸트니크 인공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렸다. 이웃 국가인 일본, 중국과도 40년 이상 차이가 난다. 일본은 1970년 람다 4S-5, 중국도 같은 해 장정 1호(CZ-1)를 쏘아 올렸다. 북한도 2012년 12월 12일에 은하 3호를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최근 몇 년간 한국은 스페이스 클럽 10번째 가입국이 되기 위해 북한, 브라질과 경쟁해 왔지만 거듭된 발사 실패로 북한에 10번째 타이틀을 내주고 11번째 가입국이 됐다. 다만 북한의 경우 발사에는 성공했으나 은하 3호에 실어 쏘아 올린 인공위성 광명성 3호가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되지 않아 스페이스 클럽 가입국 자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4. 당초 계획과 바뀐 점은

2011년 발표된 안에는 2018년 12월 시험 발사체를 쏜 뒤 2020년 10월과 2021년 9월 본체 발사를 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이를 2017년 12월 시험체, 2019년 12월과 2020년 6월 본체를 발사하는 것으로 수정했다. KSLV-2의 발사 시점이 1년 3개월 앞당겨진 것이다. 정부는 달 탐사선(궤도선, 무인착륙선)도 같은 해 발사키로 했다.

당초 달 주위를 도는 궤도선은 2023년, 달 착륙선은 2025년 발사될 예정이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달 탐사’ 공약이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2020년까지 달에 태극기가 펄럭이게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5. 예산은 얼마나

KSLV-2 개발이 앞당겨지면서 예산 증액은 불가피하게 됐다. 예산은 당초안(2010년 3월∼2022년 7월)인 1조5449억 원보다 늘어난 1조9572억 원(2010년 3월∼2021년 3월)으로 잠정 집계됐다. 4123억 원이 늘어난 것이다.

박태학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단장은 “발사체 시험 설비 및 제작 장비 등의 추가 구축을 통해 발사체 최종 개발 일정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발사체 개발 일정을 굳이 앞당길 이유가 뚜렷하지 않고 조기 개발에 따른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 큰 돈을 추가로 투입하며 개발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6. 가능한 계획인가

가장 큰 문제는 KSLV-2 개발이 앞당겨지면서 발사체 개발을 마치자마자 곧장 달 탐사선을 올려서 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점이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2020년 6월 이후 6개월 안에 궤도선·착륙선을 모두 발사해야 한다. 당초에는 KSLV-2와 달 탐사선 발사 사이에 몇 년의 여유가 있었으나 일정이 대단히 촉박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발사체와 탐사선을 ‘투트랙(two-track)’으로 개발하기 때문에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경험 부족도 문제다. 계획안에 따르면 KSLV-2의 추진체는 75t 엔진 4기를 하나로 묶어(클러스터링)서 제작될 계획이지만 한국은 75t 엔진은 물론 클러스터링 개발 경험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험 등을 수없이 반복해야 하는데, 이 경우 기간 단축이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7. 우주개발 파급 효과는

정부는 KSLV-2와 달 탐사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국내 우주산업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우선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국내 우주시장 규모를 3배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41%에 불과한 우주개발 사업 우주 산업체 참여 비율을 81%로 늘리고 우주 분야 전문 벤처기업을 현재 6개에서 5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우주 산업체 매출액을 현 8866억 원에서 2조8000억 원 규모로 확대하고 우주 분야 일자리도 현 856개에서 4500개로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우주개발 인프라 확충에도 나선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발사체와 위성 관련 전문가 양성을 위해 우주전문교육센터(가칭)를 개소, 2020년까지 4800명의 우주 전문 인력을 배출할 예정이다.


8. 우주개발과 국민 영향은

정부는 향후 개발될 위성 등이 삶의 질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가가는 위성정보 활용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실시간 기상정보 분석 및 예측, 해양오염 감시, 농경물 작황 파악, 차세대 위성항법보정시스템, 해상 물류관리 등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 위성정보 서비스가 포함된다.

전문가들은 자력 달 탐사가 국격 제고를 통해 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도 예상하고 있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우주기술로 만들어진 상품이나 서비스가 직간접적으로 국민의 생활 속에 녹아들 때 우주개발에 대한 국민의 확고한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9. 한국 발사 위성은 어떤 게 있나

올해 우주과학 연구 목적으로 발사된 나로과학위성과 과학기술위성 3호가 현재 우주 상공에서 활동 중이다. 같은 목적으로 발사됐던 우리별 1∼3호와 과학기술위성 1호는 임무를 종료한 상태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2009년과 2010년 나로호 발사 과정에서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한반도 정밀관측에 이용되는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은 현재 2, 3, 5호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1999년 발사된 아리랑 1호는 현재 임무를 마친 상태다. 통신위성으로 사용되는 천리안위성도 현재 활동 중이다. 민간 위성으로는 무궁화 1∼5호, 올레 1호, 한별위성이 발사됐다.


10. 우주개발 국제 협력은

달 탐사는 나사(미 항공우주국)와 협력해 이뤄진다. 인력과 예산 등의 제한적 요소로 인해 자력으로는 추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2017년 나사가 발사하는 달 착륙선에 우리 시험용 달 궤도선도 함께 실어 발사하고 우리 궤도선이 나사 달 착륙선과 지구 간 통신을 돕는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국제 협력을 통해 화성과 소행성, 심우주 탐사를 추진하고 최근 빈번한 우주물체 추락 등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우주감시시스템 구축에도 나설 예정이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