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 ‘中·日 충돌’처럼 中공군 KADIZ 진입하면 한국 공군 대응출격 해야

중국이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CADIZ)을 설정한 데 이어 서해에도 같은 CADIZ를 설정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에 따른 정부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29일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은 미국 공군이 6·25전쟁 중(1951년) 중국 공군의 한반도 기습을 막기 위해 서해에 넓게 설정했다”며 “중국 내에서는 이에 대한 불만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서해 KADIZ 일부 지역은 한국의 비행정보구역(FIR)보다도 벗어나 있어 중국 측이 CADIZ 확장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에선 중국이 동중국해에 CADIZ를 설정한 것처럼 서해에도 사전에 협의하지 않고 진행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은 1951년 설정된 KADIZ를 준수하고 있지만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CADIZ를 설정하고, 그 구역이 KADIZ와 중첩되면 양국 간 방공식별구역은 효력이 없어진다. 군 관계자는 “방공식별구역은 관련국이 이를 인정하고 상호 준수할 때 효력을 지닌다”며 “중국이 무리하게 CADIZ를 설정하면, 양국 모두 이를 무시하고 항공기를 운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에서 중·일 공군이 대응출격을 반복하는 모습과 유사한 상황이 서해에서 한·중 간에 벌어질 수 있다. 중국 공군이 KADIZ를 인정하지 않고 사전통보 없이 구역에 진입하게 되면 한국 공군은 대응출격을 해야 한다.

정부는 중국과 FIR를 토대로 사전 협의를 통해 구역을 조정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도를 포함시키기 위해 KADIZ 확장을 검토하면서도 정부는 국제적으로 공역을 분할하는 데 기본이 되는 FIR를 기준으로 할 것을 일본에 요구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양국 간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면 전투기 대응 출격으로 이어져 역내 군사 긴장만 조성된다”며 “사전 협의를 통해 양국이 납득할 수 있는 구역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