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넥센 홈구장 ‘서울돔’으로 옮긴다

프로야구단 넥센 히어로즈가 국내 최초의 돔구장인 서울 구로구 고척동 서울돔(가칭)으로 홈구장을 이전하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넥센 측과 홈구장 이전에 대한 협의를 전향적으로 진전시켰다. 시는 넥센 측이 난색을 표해온 연간 80억 원 정도의 운영료 문제에 대해 현실적인 선에서 협의하기로 했으며, 접근성이 낮았던 것은 시가 교통시설 정비에 나서며 대부분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80억 원은 최대치이며 이 금액을 전부 구단에 전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잠실, 목동의 사례를 보면 연간 운영비가 15억∼20억 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되고, 여기에 전기료 등이 추가 부담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계약 방법을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다”며 “서울돔의 부대시설인 수영장, 헬스장, 주차장 등을 통으로 줘서 공연 유치 등의 수익사업을 하게 할 수도 있고, 야구장만 사용하는 계약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넥센 측은 이에 대해 “목동에서 가깝고 해서 검토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넥센 관계자는 그러나 “아직 홈구장을 서울돔으로 옮기기로 방향을 정하고 올인해서 준비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아마야구계의 반발이다. 서울돔은 당초 지난 2007년 철거된 동대문야구장의 대체구장으로 계획됐다. 2006년 11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한국야구위원회(KBO), 대한야구협회 등과 동대문야구장을 철거하고, 7개의 대체구장(고척·구의·신월·난지 2면·잠실·공릉)을 설립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한야구협회는 서울돔에서 최소 130일 이상 아마야구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야구협회 관계자는 “서울시가 협회에 서울돔을 프로구단이 사용하기로 했다고 통보한 적이 없다”며 “서울돔 사용은 협회에 우선권이 있다”고 강조했다. KBO 관계자도 “서울돔을 프로구단이 사용하는 것은 아마야구계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서울시 마음대로 돔으로 바꿔놓고, 아마야구는 돈이 없어 운영비를 못 내니 프로가 들어가라고 하는 건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넥센이 나오면 목동야구장을 아마야구에서 사용할 수 있고, 또 구의, 신월 등 5개 야구장이 있기 때문에 문제 없다”며 “내년에 야구장 확충 계획을 세워, 2015년부터 아마야구 선수들과 야구동호인, 학생들을 위한 야구장을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한야구협회에서 곧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마야구계가 원하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구철·김성훈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