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읽읍시다>고층아파트 숲에서 펼쳐지는 마법놀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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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이혜리 글·그림 / 보림)=‘비가 오는 날에’ ‘달려’의 이혜리 작가의 신작 그림책. 보름달 뜨는 밤 고층 아파트 숲에서 펼쳐지는 마법과 같은 상상의 세계를 아름답고 역동적으로 보여준다. 빽빽하게 들어선 고층 아파트에 사는 한 어린이가 환한 달빛에 이끌려 무심코 달을 올려다본다. 유난히 크고 밝은 달. 그런데 보름달은 점점 가까워지더니, 순간 보름달처럼 크고 둥근 얼굴에 오색 빛깔의 갈기를 휘날리는 사자가 된다. 사자는 같이 놀자는 듯 고개를 까닥거리고, 아이는 사자 등 위에 오른다. 그리고 동네를 다니며 외친다. “얘들아 모여라 신나게 놀자.” 사자와 아이들은 환한 보름달 아래 탈춤 추듯 발을 구르고, 머리를 흔들고, 어깻짓을 한다.

‘고소하다’와 ‘구수하다’ 맛의 차이

★끼리끼리 재미있는 우리말 사전-지지고 볶고·밥상(박남일 글, 김우선 그림 / 길벗어린이)= 아름다운 우리말을 갈래별로 묶어 그림과 함께 보여주는 ‘우리말 사전’의 음식편이다. 음식에 관한 우리말을 음식 이름, 조리법, 맛을 나타내는 말로 나눠 아이들이 알기 쉽게 설명했다. 만화 같은 그림도 이해를 돕는다. 예를 들어 같은 밥이라도 임금님 드시는 밥은 수라, 웃어른 드시는 밥은 진지, 머슴이 먹는 밥은 입시, 제사상에 올리는 밥은 메로 다르게 불렀다고 들려주고, 맛의 경우도 고소하다, 구수하다, 삼삼하다, 구뜰하다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려 준다.

집에서 엄마와 해보는 계절별 음식

★할머니가 물려주신 요리책(김숙년·김익선 글, 김효순 그림 / 장영)= 조선 23대 순조의 둘째 따님인 복온공주의 부마 가문에서 태어나 증조부모-조부모-부모님까지 4대에 걸쳐 40여 명의 대가족을 이룬 집안에서 자라난 김숙년 할머니가 들려준 한국 전통 요리법과 전통 음식 이야기를 어린이 그림책으로 엮었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별 음식과 장담그기, 김장하기 등 계절에 따른 전통 생활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요리법에서는 아이가 하기 어려운 부분은 할머니가 조물조물 만들고,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은 직접 해보도록 구분해 제시함으로써 집에서 엄마와 아이가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민화에 나오는 음식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전통 채색화 기법으로 표현한 음식 그림이 눈길을 끈다.

잠잘때 찾아와 키 크게 하는 세 깨비들

★잠잠깨비(이연실 글·그림, 김향수 사진 / 반달)= 과학적으로 아이들은 잠잘 때 키가 큰다고 한다. 이 그림책은 아이들이 잠이 들면 잠잠깨비, 당당깨비, 쑥쑥개비가 찾아와 아이들 몰래 키를 쑥 늘려 놓고 간다는 흥미로운 상상을 한다. 이들은 소리통에서 띠링띠링하고 아이가 잠들었다는 신호가 울리면 부랴부랴 일어나 짐을 싸서 멀고 먼 길을 지나 아이방으로 간다. 그리고 이 세 깨비들은 잠자고 있는 아이에게 잠잠향수를 뿌려 더 깊이 잠들게 한 뒤 쑥쑥망치로 두드리고, 장다리밀대로 밀고, 잠잠기계를 설치해 아이를 밤새도록 당겨 준다. 그리고 해가 뜨기 전에 서둘러 아이방에서 나온다. 아이들이 자지 않겠다고 칭얼댈 때, 그림책을 펼치고 빨리 자야 깨비들이 찾아와 키가 크도록 해준다고 이야기해 주는 것도 좋겠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